커지는 '황교안 가능성'…대권 물음에 "적당한 때" 여운
"지지율 허수일 뿐" vs "불출마선언 아직 안해"
靑압수수색·특검연장 등엔 소극적…보수층 결집 해석
- 이정우 기자
(서울=뉴스1) 이정우 기자 =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가 7일 대권에 대한 가능성을 넓히는 모양새다. 모호하기만 했던 대선 출마에 대한 언급이 점차 명확하게 바뀌고 있어서다.
출마 여부에 대해 '소이부답'으로 일관하던 황 권한대행은 이날 국회 본회의 참석 후 기자들과 만나 "(입장을 밝힐) 적당한 때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대선 출마 발표 시점을 고민하는 듯한 이날 발언으로 황 권한대행의 대선 출마 가능성은 한층 높아진 양상이다.
황 권한대행은 지난해 본회의 대정부질문에 출석해선 출마 가능성을 묻는 질문에 "계획이 없다"고 잘라말했다. 지난달 신년 기자회견 때만 해도 "지금은 그런 생각을 할 때가 아니다"라고만 답했다.
그러나 황 권한대행은 국회 본회의 출석으로 인한 나흘간의 기자들과 문답에서 대선 출마를 명시적으로 부정하지 않은 것은 물론 "말할 기회가 있으면 말하겠다"며 여지를 두는 태도를 취했다.
아울러 전날(6일) 길을 막고 질문하는 기자들에겐 "지금 길이 막혀 있어요"라며 웃음을 지었다. 권한대행 신분으로서 공직을 사퇴해야만 출마가 가능한 입장을 우회적으로 표현한 것 아니냐는 정치권의 해석이 잇달았다.
황 권한대행 측은 이와 관련 "'적당한 때에 말하겠다'는 건 지금은 적당한 때가 아니란 의미"라며 "원론적인 수준이라고 본다"고 설명했다.
지지율 상승세에 대해서도 "현재 나타나는 지지율은 허수일 뿐이다. 권한대행도 지금 당장은 국정운영에 여념이 없으실 것"이라고만 했다.
반면 여권 관계자는 "지지율 상승으로 갈 곳 없는 보수 유권자들의 표가 기존 주자들이 아닌, 황 권한대행에게 쏠린다는 것이 증명됐다"며 "출마한다고 안했지만, 불출마 선언한 것도 아니지 않느냐"고 기대했다.
실제로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의 불출마로 인해 보수진영이 사실상 '무주공산'이 되자, 여권내 지지율 1위인 황 권한대행의 다음 행보에 대한 이목은 집중되고 있다.
각종 여론조사에서 황 권한대행은 지지율 15%선을 돌파하며 안희정 충남지사와 2위 각축을 벌이고 있다. 보수진영 다른 주자인 유승민·남경필 등이 여전히 도토리 키재기를 벌이고 있는 것과는 확연한 차이다.
황 권한대행이 특검의 청와대 압수수색과 수사기한 연장 문제와 관련해 소극적으로 대처하는 것 역시 자신의 지지기반인 보수층의 지지층 결집을 염두에 둔 정치적 판단이란 해석도 나온다.
총리실 관계자는 뉴스1과 통화에서 "청와대 압수수색 문제는 법리적으로 끝난 문제로 특검이 처음부터 무리한 것"이라며 "수사기한 연장은 특검의 요청이 오면 제반 상황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검토해보겠다는 입장에 변함이 없다"고 말했다.
하지만 황 권한대행의 대선 출마는 적지않은 현실적 제약으로 인해 뜬구름에 그칠 가능성이 여전히 크다.
그가 이번 19대 대통령선거에 출마하려면, 대선 한 달 전 미리 총리직에서 물러나야 한다. 5월 초에 대선이 열릴 것이 유력한 상황에서 두달 정도의 시간밖에 남지 않은 것도 부담이다.
또한 탄핵이 인용돼 박 대통령이 파면된 상황에서 황 권한대행 마저 사퇴할 경우 '국회의 임명동의안'도 거치지 않은 유일호 경제부총리가 권한대행직을 승계받아 '권한대행의 권한대행체제'라는 헌법상 초유의 사태를 맞을 수 있다.
무엇보다 탄핵인용시 '박근혜 정부 책임론'의 연장선상에 황 대행이 있다는 점이 대권행을 가로막는 가장 큰 장애물이자, 극복 대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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