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 행세' 조심하는 이재명…경제 집중하며 무안행

연초 민생 현장 찾던 모습과 달리 무안서 비공식 일정 소화
특검·헌재 임명 등 원내 쟁점 사안 박찬대에 일임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3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을 듣고 있다. 2025.1.3/뉴스1 ⓒ News1 이재명 기자

(서울=뉴스1) 원태성 기자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제주항공 참사 이후 무안을 매일 방문해 유족을 위로하고 사고 수습과정을 함께하고 있다. 윤석열 대통령 체포를 둘러싸고 시끄러운 정국 속에서도 정치적 언급은 자제하며 경제에 집중하는 모습이다.

3일 정치권에 따르면 이 대표는 특검 추진, 헌법재판관 임명 등 12.3 비상계엄 사태 수습 및 관련자 처벌을 위한 여야 쟁점 사안들을 박찬대 원내대표에게 맡기면서 언론 노출을 자제하는 중이다.

정치색을 뺀 이 대표의 최근 행보는 평소와 사뭇 다르다. 대통령 탄핵이라는 국가적 혼란 속에 반사이익을 누린다는 시선을 의식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 대표는 지난달 29일 '무안 제주항공 참사'가 발생한 직후 사고 현장으로 이동해 피해자 유가족을 위로하고 사고 수습에 집중하고 있다.

이 대표는 사고 직후 첫 방문 당시에는 공식 일정을 소화했지만, 지난달 31일 두 번째 방문 이후부터는 비공개 일정으로 돌리면서 언론 노출을 최소화하고 있다.

유가족들이 취재진 동행에 불편함을 토로한 것을 반영한 행보로 보인다. 실제 이 대표가 지난달 31일 방문 당시엔 유가족 중 일부에서 "인사만 하고 아무것도 안 하고 가면서 TV에 광고만 하나"라는 비판이 나왔다.

또 다른 유가족은 "국회의원들 정말 못됐다. 왔다 갔다 보도하고 TV 광고 내고 그게 전부잖나. 뭘 준비했나"라며 "(그럴 거면) 오지 마라"라고 울분을 토하기도 했다.

이 대표는 일정이 허락하는 상황이 되면 3일에도 무안을 방문할 예정이다. 4일엔 항공참사 추도식 행사 참석차 또다시 무안을 방문할 것으로 보인다. 무안 일정은 모두 비공식 일정으로 진행될 예정이다.

이 대표는 중앙 정치 일정은 최소한 공식 행사만 소화하고 있으며 정치 현안에는 거리를 두고 있다.

헌법재판관 임명과 쌍특검법(김건희·내란 특검법) 재표결 등에 대해 이 대표는 어떠한 언급도 하지 않고 있다. 정치 현안에 대해서는 박찬대 원내대표에 전적으로 맡긴 모양새다.

이 대표는 3일 최고위원회의에서도 윤석열 대통령 체포영장 집행과 관련해 강하게 목소리를 높인 박 원내대표와 달리 "민주당은 철저한 사고 원인 조사, 확실한 피해자 권리 보증, 재발 방지 대책을 담은 12·29 항공참사특별법을 신속히 제정하겠다"며 무안 참사 사고 수습에만 집중하는 모습을 보였다.

khan@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