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관위 "해킹·투표지 바꿔치기 불가능…투개표 업무 30만명" 尹 주장 반박
- 박태훈 선임기자
(서울=뉴스1) 박태훈 선임기자 =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윤석열 대통령 비상계엄 명분으로 삼은 '부정선거 의혹'에 대해 거듭해서 조목조목 반박했다.
윤 대통령은 지난 12일 대국민담화를 통해 "선거관리위 시스템 장비 일부분만 점검했지만 상황은 심각했다. 국가정보원 직원이 해킹을 시도하자 얼마든지 데이터 조작이 가능했다"며 "(이런 상황인데) 국민들이 선거 결과를 신뢰할 수 있겠나. 그래서 이번(비상계엄)에 국방 장관에게 선관위 전산 시스템을 점검하도록 지시했다"고 12·3 비상계엄 선포 이유를 설명했다.
이에 대해 조동진 선관위 대변인은 20일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서 "일반 가정집에 비유하면 세콤 같은 보안시스템을 꺼놓고, 현관 비밀번호와 집 설계도 등을 다 알려준 상태에서 모의 시험한 것이었다"며 "이런 것을 가지고 부실하다는 주장은 수용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이어 "국정원이 지난해 강서구청장 보궐선거(10월 11일) 전날 결과를 발표할 때 선관위는 '보안을 낮춘 상태에서 한 시험을 마치 큰 문제가 있는 것처럼 발표'하는 것에 우려를 표한 바 있다"고 지적했다.
또 조 대변인은 "단순한 비밀번호 등 일부 보안상 미비점이 발견된 건 사실이지만 지난 4월 총선 실시 전 국정원 지적 부분을 대부분 보완했고 국정원도 현장 점검을 실시, 시스템 안전성을 인정했다"고 밝혔다.
조 대변인은 이재명 민주당 대표 방북 스마트팜 비용 대납 혐의로 재판을 받는 김성태 전 쌍방울그룹 회장과 관련 있는 회사가 선관위 서버를 관리하고 있다는 의혹에 대해선 "저희가 업체를 선정할 때 기업 지배구조까지 고려하기는 현실적으로 힘들다"고 설명했다.
따라서 "업체가 자격을 갖추고 있는지, 수행 능력이 있는지를 고려해 국가계약법에 따른 정당한 절차를 거쳐서 업체를 선정했다"면서 "외부업체는 지원 역할만 할 뿐 서버 접근 권한이 없다. 시스템 운영은 저희 직원들이 직접 수행한다"고 강조했다.
진행자가 "부정선거 음모론의 핵심은 '투표용지를 무단 복사해서 활용' '특정 투표용지 바꿔치기' '사전투표 용지함에 손을 댄다' '계수기 조작' 등이다"고 하자 조 대변인은 우선 "투표용지를 무단 복사해서 바꿔치기한다는데 투·개표 모든 과정을 각 정당의 참관인이 참관하고 있다"는 점을 들었다
또 "사전 투표함 보관 장소는 CCTV로 24시간 생중계하고 있고 투·개표엔 공무원, 선생님 등 30만 명 가까운 사무원들이 종사하고 있다"며 "이분들 정치적 성향이 다 다를 텐데 30만 명과 공모하지 않는 이상 바꿔치기는 불가능하다"고 음모론을 물리쳤다.
아울러 "사전투표 같은 경우는 주소지 밖에서 투표하는 관외 사전투표가 있다. 관외 사전투표는 우편을 통해서 관할 선관위로 이동, 수량을 확인한 후 투입하는 과정이 필요하다"며 "그 과정에 정당 추천 위원들이 다 입회한다. 그 절차를 무단 투입으로 오인, 부정선거 의혹을 제기하는 경우가 있었다"고 설명했다.
사전투표와 본투표의 득표율 차이에 대해선 "사전투표 참여자와 본투표 참여자 성향이 다르다. 모집단이 다른데 득표율이 너무 차이가 난다고 해서 부정선거라고 주장하는 건 논리적이지 않다"고 받아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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