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탄핵 위기' 국힘 보수결집…'조기대선 기대' 민주 외연확장
국힘, 한동훈 사퇴후 尹탄핵 반대 등 지지층 결집 집중
李, 팬카페 이장직 사퇴·경제 우클릭…외연 확장 심혈
- 원태성 기자
(서울=뉴스1) 원태성 기자 = 여야가 12.3 비상계엄 파동을 일으킨 윤석열 대통령의 탄핵소추안이 국회를 통과한 후 서로 다른 행보를 보이고 있다.
여당인 국민의힘은 내란 사태 책임을 공유할 수밖에 없는 상황에서 집토끼를 달래는 데 힘을 쓰는 반면, 탄핵 정국에 돌입하면서 탄력을 받은 더불어민주당은 강력한 차기 대권주자인 이재명 대표를 중심으로 외연확장 행보를 보이며 산토끼 사냥에 나서고 있다.
여야가 조기 대선 가능성까지 이어질 가능성이 높은 상황에서 다른 전략을 보이는 가운데 향후 정국이 어떻게 흘러갈지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국민의힘은 윤 대통령의 탄핵을 주도한 한동훈 전 대표가 사퇴를 발표한 이후부터 탄핵 자체가 잘못됐다는 주장을 강화하며 지지층 결집에 힘쓰고 있다.
국민의힘은 17일 열린 법사위원회에서 탄핵소추단 참석을 거부했다. 유상범 법사위 국민의힘 간사는 "추경호 원내대표까지 내란죄의 공범으로 하는 무리한 탄핵소추안을 발의했기 때문에 그런 상황에서 저희가 탄핵소추위원단에 참여할 수는 없었다"고 말했다.
권성동 국민의힘 당대표 권한대행 겸 원내대표는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의 헌법재판관 임명 권한이 없다고 주장하고 있는 상황이다.
아울러 권 권한대행은 국회의장 주재 양당 원내대표 상견례 자리에서 "대통령 탄핵 이전에 야당인 민주당이 오로지 이재명 대표의 범죄 사실을 덮기 위해서 국회의 입법권을 있는 대로 남용해서 탄핵소추를 남발하고 특검을 남발하고 예산안을 일방 삭감하지 아니 했다면 훨씬 더 아름다운 대한민국, 대화가 통하는 대한민국, 상생하는 대한민국이 됐을 것"이라며 계엄의 원인을 민주당 탓으로 돌리는 듯한 발언도 서슴지 않았다.
다만 국민의힘은 본인들의 주장이 계엄의 잘못을 인정하면서도 탄핵은 반대하는 논리로 비칠 수 있기 때문에 차기 정권을 위한 외연 확장은 어려울 것이라는 우려도 제기된다.
반면 민주당은 이재명 대표를 중심으로 외연 확장에 집중하는 모양새다.
지난 8월 2기 체제 출범 이후부터 정·재계 인사와의 만남, 금투세 폐지 결정 등 중도 확장의 행보를 보여왔던 이 대표는 16일 오후 자신의 팬카페 '재명이네 마을'의 '이장직'을 내려놓겠다고 발표했다.
당내 비명(비이재명)계에서는 이 대표의 강성 지지층을 문제 삼으며 줄곧 '이장직 사퇴'를 요구해 왔다. 이에 지난해 말부터 사퇴방안을 검토해 온 이 대표는 이번에 향후 행보를 위한 결단을 내린 것으로 보인다.
이 대표는 또한 금투세 폐지 결정에서도 보였듯 추가경정예산(예산) 필요성 강조, 상속세·종부세 완화 등 '경제 우클릭 행보'도 이어가고 있다.
이 대표의 행보를 두고 기존 팬덤이 확고한 상황에서 소위 '개딸'에 대한 중도층의 부정적 인식이 있는 만큼 차기 대권을 위해서는 이를 벗어나기 위한 목적이라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다만 민주당 입장에서 이 대표의 행보가 자칫 집토끼마저 놓칠 수 있다는 불안요소가 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이 대표에 대한 보수층의 반발이 큰 가운데 외연 확장 행보가 중도층에게도 먹히지 않을 경우 자신들의 지지층만 놓치는 꼴이 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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