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리더십 공백, 이재명에 기회…개딸 선긋고 우클릭 중도확장

재명이네 마을 이장직 사퇴 발표…"내 업무에 주력할 것"
금투세 폐지 이어 재계 측이 원한 추경 필요성 적극 검토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6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제임스 김 주한미국상공회의소(AMCHAM) 회장을 접견하며 발언하고 있다. 2024.12.16/뉴스1 ⓒ News1 이재명 기자

(서울=뉴스1) 원태성 기자 = 윤석열 대통령 탄핵소추안이 국회를 통과되면서 조기 대선 국면이 가시화되고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가 사퇴하면서 강력한 차기 대권 후보인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외연 확장이 본격화되고 있다.

지난 8월 2기 체제 출범 이후부터 정·재계 인사와의 만남, 금투세 폐지 결정 등 중도 확장의 모습을 보여줬던 이 대표는 16일 오후 자신의 팬카페 '재명이네 마을'의 '이장직'을 내려놓겠다고 발표하자 대선을 염두에 둔 중도층 확장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이 대표는 이날 오후 팬카페에 ‘오랜만에 인사드립니다. 이재명입니다’라는 글을 올려 "재명이네 마을 이장직을 내려놓겠다는 아쉬운 말씀을 전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이 대표의 강성 지지층 팬카페인 '재명이네 마을'은 회원 수 20만명을 보유하고 있다. 카페 내에서 '이장'은 이 대표만 가진 등급으로, 사실상 이 대표에 대한 팬들의 애칭으로 사용돼 왔다.

당내 비명(비이재명)계에서는 이 대표의 강성 지지층을 문제 삼으며 줄곧 '이장직 사퇴'를 요구해 왔다. 이에 지난해 말부터 사퇴방안을 검토해 온 이 대표는 이번에 향후 행보를 위한 결단을 내린 것으로 보인다.

실제 이 대표는 긴박하게 돌아가는 정치 상황을 이장직 사퇴 이유로 들었다.

이 대표는 "삼삼오오 광장으로 퇴근하는 여러분들도 그렇겠지만, 저도 덩달아 요즘 챙겨야 할 일이 참 많아졌다"며 "사실 이장이라고 해서 무슨 권한을 행사하거나 한 것은 아니지만, 비상한 시국이니만큼 저의 업무에 조금 더 주력하겠다는 각오라고 생각해 주시면 좋을 것 같다"고 썼다.

이 대표의 이장직 사퇴가 외연 확장의 일환으로 볼 수 있는 이유는 정치적 행보에서도 찾을 수 있다.

이미 지지층의 반대에도 금투세 폐지를 결정한 이 대표는 '경제 우클릭 행보'를 이어가고 있기 때문이다.

이 대표는 재계 측에서 추가경정예산(예산) 필요성이 제기되자 적극 검토하겠다고 밝혔고, 여당이 발의한 반도체 연구개발(R&D) 근로자의 주 52시간 근무시간 상한 예외를 골자로 한 ‘반도체특별법’에서도 열린 태도를 보이고 있다.

여기에 상속세·종부세 완화 카드를 다시 꺼내 들 가능성도 제기되는 상황이다.

여기에 외교 분야에서의 우클릭도 두드러지고 있다.

이 대표는 계엄 사태 후 CNN(5일), AP통신(6일), 월스트리트저널·아사히신문(9일), 뉴욕타임스(10일) 등 미국·일본 언론 등과만 인터뷰를 진행하면서 중국, 러시아 언론과는 접촉하지 않았다.

이 대표는 월스트리트저널과의 인터뷰에서 "나를 한국의 트럼프라 부른다"며 "나는 극도로 정파적이지 않은 현실주의자"라고 강조하기도 했다.

khan@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