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여준 "金 여사, 참 눈물겨운 내조지만 홍보 지나쳐…이순자도 조용"
- 박태훈 선임기자
(서울=뉴스1) 박태훈 선임기자 = 보수 책사로 불렸던 윤여준 전 환경부 장관은 윤석열 대통령이 기자회견까지 했지만 부인 김건희 여사 논란을 잠재우지 못했다고 평가했다.
윤 전 장관은 8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대통령은 이미 '메신저 거부' 현상에 들어가 있기에 무슨 얘기를 해도 국민 설득이 쉽지 않다"며 전날 대국민 담화, 기자회견 역시 약발이 없었다고 판단했다.
진행자가 "대통령이 김 여사 문제와 관련해 '국민 걱정을 끼쳐드린 건 무조건 잘못이다'라면서도 '국정 농단은 아니다, 욕 안 먹고 국정 잘하길 바라는 마음에서 하는 일들인데 그걸 국정 농단이라고 하면 국어사전 다시 써야 된다'고 이야기했다"고 하자 윤 전 장관은 "국어사전을 새로 쓰라는 건 국문학자들에 대한 본의 아닌 모욕인 듯하다"고 에둘러 비판했다.
이어 "그 자체는 참 눈물겨운 내조인 건 맞지만 내조를 어떤 위치에서 어떤 방식으로 하느냐가 중요하다"며 "육영수 여사의 박정희 대통령 내조가 지금까지도 사람들한테 얘기가 되는 건 그 양반이 자기 분수를 정말 기가 막히게 무섭게 지켰기 때문, 국정에 관한 얘기는 안 하고 '어디 불쌍한 사람이 있다' '이런 문제가 있다'면서 대통령이 관심을 갖게 만들고 좀 도와주고 이런 것만 했기 때문이다"고 강조했다.
"영부인은 그냥 대통령의 부인일 뿐 공적 지위가 없기에 국정에 관여하면 그건 (국정) 농단이다"라는 윤 전 장관은 "영부인 홍보를 과다하게 하면 100% 부작용이 나기 마련이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전두환 정부 5공 때 청와대 공보비서관으로 근무했을 때 이야기를 들려줬다.
윤 전 장관은 "그때 이순자 여사 공보비서관도 겸직했기에 모든 영부인의 공적 행사는 다 배석했다"며 "그때 영부인 공적 일정 보도를 23% 정도밖에 안 했다. 놀랐던 건 이순자 여사가 단 한 번도 자기의 공식 일정이 보도 안 된 것에 대해 말한 적 없었다는 점"이라고 밝혔다.
또 "그때 제가 일을 시작할 때 (이순자 여사가) '저와 관련된 모든 홍보는 윤 비서관이 전권을 갖고 해라. 나는 일체 관여하지 않는다. 나한테 물어보지도 말라'고 했고 전 대통령도 '어떻게 할 거냐'고 물어 '4분의 1 정도를 넘으면 안 되겠습니다'고 했더니 '잘 판단했다'고 하더라"며 5공 시절에도 영부인 공식 일정 홍보가 23% 선에서 그쳤는데 지금 대통령실의 영부인 홍보는 지나친 면이 있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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