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회견, '사과·당정화합' 진일보에도…"국민 눈높이 못미쳐"
"특검 관련 입장 분명히 했지만 위헌은 너무 나간 것"
"공천 개입 해명 없어"…"사과했지만 사과한 게 없다"
- 원태성 기자, 한상희 기자, 구진욱 기자
(서울=뉴스1) 원태성 한상희 구진욱 기자 = 윤석열 대통령이 7일 대국민 담화를 통해 김건희 여사 의혹 등 최근 논란이 됐던 사안들에 대해 국민들에게 고개를 숙였다. 다만 공천 개입 등 의혹 해소를 위한 김건희 특검에 대해서는 받아들일 수 없다는 기존 입장을 고수하면서 국민의 눈높이를 맞추지는 못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윤 대통령은 이날 대통령실에서 진행된 대국민 담화에서 "대통령이라는 것은 변명하는 자리가 아니다. 모든 것이 제 불찰이고, 제 부덕의 소치"라며 "제 주변의 일로 국민들께 걱정과 염려를 드리기도 했다"고 사과했다.
이후 이어진 기자회견에서 윤 대통령은 2시간 5분 동안 윤 대통령 부부 관련 정치권에서 제기된 주요 의혹 등에 대해 26개 질문에 답하며 직접 입장을 밝혔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이번 대통령의 담화를 두고 사과를 했다는 측면에서 지난번보다 진일보했지만, 여야를 포함해 국민이 만족할 만한 내용은 없었다고 평가했다.
박상병 정치평론가는 "윤 대통령이 이번에는 지난번처럼 자화자찬만 늘어놓지 않고 사과도 하고 여당에 대해서는 함께 힘을 합치자는 메시지를 명확하게 준 것이기 때문에 일정 부분 진전된 측면도 있다"면서도 "국민의 눈높이에는 여전히 많이 부족했다"고 평가했다.
특히 "특검 관련해서 자신의 입장을 분명히 하긴 했지만 위헌이라고 말한 것은 너무 나갔다"고 지적했다.
이종훈 정치평론가는 "(대통령 담화에서) 사과는 했지만 사과한 것이 없었다"며 "국민이 가장 요구했던 것이 김건희 여사 관련된 것인데 어떠한 것도 대통령 입에서 나오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이어 "사과 자체를 처음 했다고 해도 상황이 그때보다도 훨씬 안 좋은 것을 감안하면 지난번보다 이번 대국민 담화가 진일보했다고 보기에도 어렵다" 국민의 눈높이를 맞추지 못한 이번 담화는 하지 않느니만 못한 담화였다"
박창환 장안대 특임교수도 "사과는 했지만 여야 요구는 거의 다 거부했고, 뾰족한 특단의 대책도 없었다"며 "특히 '공천개입'과 관련한 해명은 하나도 없었다"고 꼬집었다.
또한 "야당이 언급한 특검에 대해서도 그 자체가 위헌이라고 하고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가 제시한 5대 요구안도 대부분 다 거절한 것을 보면 대화가 아예 안 통한다는 것이 느껴졌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지금 추세라면 특검 국면에서 국민의힘 내부 이탈표가 더 나올 수 있다고 본다"며 "이제는 한동훈 대표도 이재명 대표와 같은 강한 수준의 표현을 해야 한다"고 했다.
신율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사과는 받아들일 대상의 입장에서 이뤄져야 하는데, 윤 대통령은 주관적인 관점에서 해명을 했다"며 "사과의 본래의 목적이 달성될 수 있을지 의구심이 든다"고 했다. 또 "여론은 김 여사가 활동하지 말라는 것인데, 제2부속실은 활동을 전제로 하는 것 아닌가"라며 "이를 쇄신책으로 보기 어렵다"고 평가했다.
khan@news1.kr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