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태균 공세' 강화 민주…'불법 대선' 프레임 탄핵 빌드업

'윤 캠프 출신' 신용한 "명태균 여론조사 토대 대선 당일 일정 조정"
민주 "윤 부부 국정농단 의혹 점입가경…윤정부 정통성 근본 흔들려"

박찬대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29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모두 발언을 하고 있다. 오른쪽부터 진성준 정책위의장, 박 원내대표, 박성준 원내수석부대표. 2024.10.29/뉴스1 ⓒ News1 김민지 기자

(서울=뉴스1) 원태성 기자 = 더불어민주당이 윤석열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를 둘러싼 공천 개입 의혹에 더해 불법 대선 의혹에 대한 주장을 강화하면서 윤 대통령 부부를 향한 압박의 강도를 높이고 있다.

특히 지난 대선 당시 윤 대통령 캠프에서 일했던 신용한 전 서원대 석좌교수가 '명태균 여론조사 보고서를 토대로 선거 당일 대선 후보 일정을 조정했다'고 폭로하면서 민주당의 압박 공세는 더 거세지고 있다.

일각에서는 민주당이 이번 폭로를 계기로 불법 대선에 대한 주장을 강화하면서 탄핵을 위한 빌드업으로 삼으려는 구상을 세우고 있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윤 캠프 정책총괄실장을 지낸 신 전 교수는 공천 개입 의혹이 불거진 명 씨가 과거 몸담았던 미래한국연구소의 미공표 여론조사를 윤석열 캠프에서 대선 당일(2022년 3월 9일)까지 활용했다고 폭로했다.

아울러 신 전 교수는 29일 MBC 라디오에 출연해 원희룡 전 국토부 장관이 대선과 함께 치러졌던 서울 종로 보궐선거에 출마하려 했으나 김 여사의 반대로 무산됐다는 의혹까지 보탰다.

이에 민주당은 불법 대선 의혹을 부각하며 윤 대통령의 정당성에 의문을 제기했다.

박찬대 민주당 원내대표는 이날 원내대책회의에서 "윤 대통령 부부와 명태균이 얽히고설킨 국정농단 의혹이 그야말로 점입가경"이라며 "신 전 교수의 증언이 사실이라면 그동안 미공표 조사는 한 적 없다는 명 씨 주장이나 대선 후보 경선 이후 명 씨와 관계를 끊었다는 대통령실 해명은 모두 거짓말이 된다"고 꼬집었다.

이어 "대선 결과 0.73% 격차와 엄청 차이 나고 오차범위 벗어나기 때문에 여론 조작으로 보기 충분하다"며 "윤석열 캠프와 명 씨는 지난 대선에서 대체 무슨 짓을 한 것이냐"고 따졌다.

그러면서 "대통령 부부와 명태균이 연루된 여론조작, 노골적 공천개입, 최순실 뺨치는 국정농단 증거들이 속속 드러나고 있다"며 "국민 분노는 이미 전국을 불태우고 있다. 대통령 부부는 국민 앞에 석고대죄하고 김건희 특검법 받는 것 외에는 어떤 탈출구도 없음을 하루라도 빨리 알아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같은당 김용민 의원도 "명태균 게이트라고 불리는 사건이 모두 사실로 드러나는 것 같다"며 "이 정도 드러났으면 대통령 부부가 숨지 말고 직접 해명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조승래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전날 최고회의를 마치고 기자들과 만나 "(이번 사건은) 윤 정부 정통성을 근본부터 흔들 사안"이라고 지적했다.

민주당은 아직 탄핵을 공개적으로 언급하고 있지는 않지만 내달 2일 서울역 인근에서 이재명 대표를 필두로 '김건희 국정농단 규탄 범국민대회'를 예고하는 등 장외 투쟁에도 나서기 시작한 만큼 만약 이번 의혹이 사실로 드러난다면 탄핵의 불씨를 지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한편 조국혁신당은 전날 조국 대표의 취임 100일 기념 기자간담회에서 "당내 법률가 출신들을 중심으로 윤 대통령의 탄핵소추안을 작성하고 있다. 조만간 초안이라도 공개할 생각"이라고 밝힌 바 있다.

khan@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