탁현민 "용산, 청와대도 옮겨 놓고선 '원탁 없다'? 옮기면 되지…韓 홀대"

韓도 똑같다…의자 구해 앉으면 되지 굳이 24분 서서, 다 연출

윤석열 대통령이 21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파인그라스에서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와 면담을 하고 있다. (대통령실 제공) 2024.10.21/뉴스1 ⓒ News1 송원영 기자

(서울=뉴스1) 박태훈 선임기자 = 탁현민 전 청와대 의전비서관은 대통령실과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가 면담 과정에서 서로 기획된 연출로 수싸움을 펼쳤다고 분석했다.

대통령실은 자리 배치와 사진 공개 등을 통해 한 대표가 대통령의 부하, 대통령을 위한 소품임을 내보였고 한 대표도 '홀대받고 있다'는 점을 부각시키려 20여분간 서서 기다리는 장면을 연출했다는 것.

공연 기획 전문가로 문재인 정부의 굵직한 행사 기획과 의전을 맡아 '디테일의 고수'라는 평을 들었던 탁 전 비서관은 24일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서 지난 21일 윤석열 대통령과 한 대표 면담 장면과 관련해 "일단 테이블 얘기를 빼놓을 수가 없다"고 했다.

그는 "원칙이 있다. 대통령과 대등하게 이야기를 나눌 때는 테이블이 중요한 게 아니라 좌석 배치가 중요하다"며 "만약 한동훈 대표와 윤석열 대통령이 대등하게 이야기를 나누고자 하는 그림을 연출하고자 했다면 테이블과 상관없이 투톱을 같이 앉히는 것"이라며 정상회담 때 나란히 앉아 있는 장면이 그것이라고 했다.

이어 "환담, 회담용 그림은 다르다. 맞은편에 앉힌다"며 "21일 만남은 면담 내지는 환담에 가깝다고 봐야 하는데 그렇다면 윤석열 대통령 바로 앞에 한동훈 대표를 앉히고 그 옆에 정진석 비서실장을 앉혀야 했다"고 지적했다.

대통령실이 한 대표가 요구한 '원형 테이블'이 없어 가로가 긴 테이블을 배치했다는 설명에 대해 탁 전 비서관은 "아니 청와대도 옮기는 양반들이 테이블 하나를 못 옮긴다는 게 말이 되냐, 필요하면 옮겼으면 됐다"며 "이는 의도적으로 그런 테이블을 갖다 놓은 것으로 봐야 하는 것으로 사실 저런 연출은 일본에서 잘한다"고 꼬집었다.

여기에 더해 "한 대표와 정 실장이 붙어 앉아 있는 그 사진을 쓰면 안 됐다"며 "굳이 같이 있는 쓰리샷을 내보낸 이유는 너희 둘은 같은 레벨(부하)이고 나는 대통령임을 분명하게 하기 위해서 등장시킨 소품에 지나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윤석열 대통령이 21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파인그라스 앞에서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와 인사를 나누고 있다. (대통령실 제공) 2024.10.21/뉴스1 ⓒ News1 송원영 기자

또 대통령이 외교 일정으로 늦어져 한 대표를 서서 24분간 기다리게 했다는 말에 대해 탁 전 비서관은 "양쪽 다 이해가 안 된다"며 "(대통령실은) 배려를 못했고 한 대표도 (의자를 찾아서) 그냥 앉으면 되는데 굳이 서서 기다렸다? 이는 '나는 서서 기다림을 당했다'는 연출이었다"고 꼬집었다.

buckbak@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