탁현민 "용산, 청와대도 옮겨 놓고선 '원탁 없다'? 옮기면 되지…韓 홀대"
韓도 똑같다…의자 구해 앉으면 되지 굳이 24분 서서, 다 연출
- 박태훈 선임기자
(서울=뉴스1) 박태훈 선임기자 = 탁현민 전 청와대 의전비서관은 대통령실과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가 면담 과정에서 서로 기획된 연출로 수싸움을 펼쳤다고 분석했다.
대통령실은 자리 배치와 사진 공개 등을 통해 한 대표가 대통령의 부하, 대통령을 위한 소품임을 내보였고 한 대표도 '홀대받고 있다'는 점을 부각시키려 20여분간 서서 기다리는 장면을 연출했다는 것.
공연 기획 전문가로 문재인 정부의 굵직한 행사 기획과 의전을 맡아 '디테일의 고수'라는 평을 들었던 탁 전 비서관은 24일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서 지난 21일 윤석열 대통령과 한 대표 면담 장면과 관련해 "일단 테이블 얘기를 빼놓을 수가 없다"고 했다.
그는 "원칙이 있다. 대통령과 대등하게 이야기를 나눌 때는 테이블이 중요한 게 아니라 좌석 배치가 중요하다"며 "만약 한동훈 대표와 윤석열 대통령이 대등하게 이야기를 나누고자 하는 그림을 연출하고자 했다면 테이블과 상관없이 투톱을 같이 앉히는 것"이라며 정상회담 때 나란히 앉아 있는 장면이 그것이라고 했다.
이어 "환담, 회담용 그림은 다르다. 맞은편에 앉힌다"며 "21일 만남은 면담 내지는 환담에 가깝다고 봐야 하는데 그렇다면 윤석열 대통령 바로 앞에 한동훈 대표를 앉히고 그 옆에 정진석 비서실장을 앉혀야 했다"고 지적했다.
대통령실이 한 대표가 요구한 '원형 테이블'이 없어 가로가 긴 테이블을 배치했다는 설명에 대해 탁 전 비서관은 "아니 청와대도 옮기는 양반들이 테이블 하나를 못 옮긴다는 게 말이 되냐, 필요하면 옮겼으면 됐다"며 "이는 의도적으로 그런 테이블을 갖다 놓은 것으로 봐야 하는 것으로 사실 저런 연출은 일본에서 잘한다"고 꼬집었다.
여기에 더해 "한 대표와 정 실장이 붙어 앉아 있는 그 사진을 쓰면 안 됐다"며 "굳이 같이 있는 쓰리샷을 내보낸 이유는 너희 둘은 같은 레벨(부하)이고 나는 대통령임을 분명하게 하기 위해서 등장시킨 소품에 지나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또 대통령이 외교 일정으로 늦어져 한 대표를 서서 24분간 기다리게 했다는 말에 대해 탁 전 비서관은 "양쪽 다 이해가 안 된다"며 "(대통령실은) 배려를 못했고 한 대표도 (의자를 찾아서) 그냥 앉으면 되는데 굳이 서서 기다렸다? 이는 '나는 서서 기다림을 당했다'는 연출이었다"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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