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태균 "尹, 첫 TV토론 새벽에 전화…하태경 이용해 홍준표 보내니 좋아하더라"
- 박태훈 선임기자
(서울=뉴스1) 박태훈 선임기자 = 명태균 씨가 국민의힘 대선후보 경선 TV 토론 때 윤석열 대통령을 위해 절묘한 전략을 세워, 대통령에게 큰 도움을 줬다고 주장했다.
하태경 후보(현 보험연수원장)로 하여금 홍준표 후보(현 대구시장)을 공격, 홍 후보 흠집을 내고 다른 후보들의 공격 목표를 대통령에게서 홍 후보 쪽으로 돌려 버렸다는 것.
명 씨는 지난 17일 밤 몇몇 언론사와 만나 2021년 9월 16일 국민의힘 대선후보 첫 TV토론을 앞둔 그날 새벽 1시 반쯤 윤석열 대통령의 전화를 받았다고 주장했다.
명 씨는 "제가 '아이고, 총장님. 오늘 첫 TV 토론한다고 긴장이 되셔서 잠이 안 오시는가 봐요"라면서 대통령에게 TV토론에 대해 조언해 줬다고 밝혔다.
명 씨는 "내가 '총장님, 검사할 때 정치인들 취조하고 수사하고 많이 해보셨는가'라고 하자 (대통령이) '많이 했지'라고 해 '그럼 총장님, 오늘 낮에 나올 사람들 다 그 정치인이다. 취조하고 수사하러 간다는 마음으로 가시면, 어느 놈이 거짓말을 하고 어느 놈이 참말하고 내 편인지 네 편인지 알 수 있다'고 (도움말하자) '야, 박사''라고 (나를 치켜세우며 좋아하시더라)"고 했다.
명태균 씨는 당시 대통령을 돕기 위해 강력한 경쟁자인 홍준표 시장을 하태경 후보를 이용해 무너뜨렸다고 했다.
명 씨는 "내가 하태경 의원 보좌관한테 전화해서 '1등 때리면 2등만 좋지만 2등을 때리면 2, 3, 4, 5등이 혼전이 된다. 그럼 나중에 정리가 돼 1등하고 붙어볼 기회를 잡을 수 있다'고 이야기 해줬다"는 것.
이어 "대통령이 토론 들어갈 때 내가 '하 의원이 하나 해줄 것 같아요'라고 말했다"며 자신의 노림수대로 하 의원이 홍 시장을 상대로 한 건 해줬다고 말했다.
즉 하 후보가 윤석열 대통령이 검찰총장 시절 조국 전 법무부 장관에 대한 수사에 대해 홍 시장에게 "조국 수사가 잘못됐느냐"고 물었다는 것.
당시 홍 시장은 "잘못된 게 아니라 과잉수사였다"고 답해 '조국수홍이냐'는 패러디물이 유튜브 등에 나돌았다.
명태균 씨는 "하태경 의원이 홍 대표를 '조국수홍' 한 방에 보내 대통령이 큰 데미지 없이 첫 토론을 넘어갔다"며 "(대통령이) 나오셔서 너무너무 좋아하시더라"며 '다 내 덕'이라고 자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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