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태균 "尹, 첫 TV토론 새벽에 전화…하태경 이용해 홍준표 보내니 좋아하더라"

국민의힘 대선 경선 후보들이 2021년 9월 16일 오후 서울 중구 TV조선 스튜디오에서 열린 제20대 대통령선거 경선후보자 1차 방송토론회에 참석해 선전을 다짐하며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황교안, 홍준표, 하태경, 유승민, 최재형, 원희룡, 안상수, 윤석열 후보. 2021.9.16/뉴스1 ⓒ News1 국회사진취재단

(서울=뉴스1) 박태훈 선임기자 = 명태균 씨가 국민의힘 대선후보 경선 TV 토론 때 윤석열 대통령을 위해 절묘한 전략을 세워, 대통령에게 큰 도움을 줬다고 주장했다.

하태경 후보(현 보험연수원장)로 하여금 홍준표 후보(현 대구시장)을 공격, 홍 후보 흠집을 내고 다른 후보들의 공격 목표를 대통령에게서 홍 후보 쪽으로 돌려 버렸다는 것.

명 씨는 지난 17일 밤 몇몇 언론사와 만나 2021년 9월 16일 국민의힘 대선후보 첫 TV토론을 앞둔 그날 새벽 1시 반쯤 윤석열 대통령의 전화를 받았다고 주장했다.

명 씨는 "제가 '아이고, 총장님. 오늘 첫 TV 토론한다고 긴장이 되셔서 잠이 안 오시는가 봐요"라면서 대통령에게 TV토론에 대해 조언해 줬다고 밝혔다.

명 씨는 "내가 '총장님, 검사할 때 정치인들 취조하고 수사하고 많이 해보셨는가'라고 하자 (대통령이) '많이 했지'라고 해 '그럼 총장님, 오늘 낮에 나올 사람들 다 그 정치인이다. 취조하고 수사하러 간다는 마음으로 가시면, 어느 놈이 거짓말을 하고 어느 놈이 참말하고 내 편인지 네 편인지 알 수 있다'고 (도움말하자) '야, 박사''라고 (나를 치켜세우며 좋아하시더라)"고 했다.

명태균 씨는 당시 대통령을 돕기 위해 강력한 경쟁자인 홍준표 시장을 하태경 후보를 이용해 무너뜨렸다고 했다.

명 씨는 "내가 하태경 의원 보좌관한테 전화해서 '1등 때리면 2등만 좋지만 2등을 때리면 2, 3, 4, 5등이 혼전이 된다. 그럼 나중에 정리가 돼 1등하고 붙어볼 기회를 잡을 수 있다'고 이야기 해줬다"는 것.

이어 "대통령이 토론 들어갈 때 내가 '하 의원이 하나 해줄 것 같아요'라고 말했다"며 자신의 노림수대로 하 의원이 홍 시장을 상대로 한 건 해줬다고 말했다.

즉 하 후보가 윤석열 대통령이 검찰총장 시절 조국 전 법무부 장관에 대한 수사에 대해 홍 시장에게 "조국 수사가 잘못됐느냐"고 물었다는 것.

당시 홍 시장은 "잘못된 게 아니라 과잉수사였다"고 답해 '조국수홍이냐'는 패러디물이 유튜브 등에 나돌았다.

명태균 씨는 "하태경 의원이 홍 대표를 '조국수홍' 한 방에 보내 대통령이 큰 데미지 없이 첫 토론을 넘어갔다"며 "(대통령이) 나오셔서 너무너무 좋아하시더라"며 '다 내 덕'이라고 자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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