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감초점]"전두환·차지철 같아"…야 '충암파' 김용현·여인형 압박

김용현 "군복 입었다고 이야기 못하는게 더 병신이라 생각"
박선원 "충암고 기운 넘쳐…장관이 방첩사령관 비호"

김용현 국방부 장관이 8일 서울 용산구 국방부에서 열린 국정감사에서 의원들의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2024.10.8/뉴스1 ⓒ News1 국회사진취재단

(서울=뉴스1) 원태성 기자 = 야당 의원들이 8일 국회 국방위원회 국정감사에서 김용현 국방부 장관과 여인형 방첩사령관에게 질의하는 과정에서 욕설이 포함된 강한 표현들을 주고받으며 고성이 오갔다.

야당 의원들은 이날 국정감사 시작 직후부터 김 장관과 여 사령관을 향해 미흡한 자료 제출, 불성실한 답변 등을 지적했다. 이 과정에서 김 장관은 "병신"이라는 욕설을 내뱉기도 해 논란이 되기도 했다.

여 사령관은 부승찬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요청 자료 미제출에 대해 불만을 토로하는 과정에서 부 의원이 답변을 멈추라는 말에도 말을 계속 이어가면서 여러 차례 고성이 오가기도 했다.

아울러 같은당 김민석 의원이 여 사령관에게 충암고 모임과 관련해 질의를 하던 중 "신원식 전 장관에게 체력이나 기억력 문제가 있냐"고 묻자, 여 사령관은 "굳이 대답할 필요를 못 느낀다"며 불성실하게 답했다.

이에 일부 야당 의원들은 항의했고, 추후 여 사령관은 "(계엄설에 휘말려) 인격적인 모독을 받았다"며 "격하게 반응한 점 사과드린다"고 말했다.

황희 민주당 의원은 이를 문제 삼아 김 장관에게 "어떻게 군복 입은 분이 나와서 국회의원들에게 (그럴 수 있냐). 본인이 억울한 측면이 있었겠지만, 그래도 그러면 안 된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김 장관은 "존중하지만 동의하지 않는다"며 "군복을 입었다고 할 이야기를 못 하고 가만히 있는 건 더 병신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해 논란을 부추겼다.

이후 박범계 민주당 의원은 "장관이 여 사령관을 비호하려다 보니 그런 말이 나왔다"며 "해당 발언은 적절하지 않다고 생각한다"고 문제 삼았다.

같은당 박선원 의원은 "충암고 기운이 넘친다"며 "장관이 여 사령관을 비호하는 것을 보면 전두환과 차지철 같아서 아주 좋다"고 비꼬았다. 그럼에도 김 장관은 "감사합니다"라고 말해 갈등이 고조됐다.

부 의원은 "상임위장에서 병신이라는 단어를 처음 듣는다"며 "이런 국감은 처음 겪는데 이 사안에 사과를 받아야겠다"고 했다.

결국 김 장관은 "격한 표현이 있었던 것 같다"며 "군복을 입었다고 해서 할 말을 못하면 안 된다. 오히려 당당하게 할 이야기가 있으면 해야 한다는 취지의 표현이 과했던 점에 대해서는 유감스럽게 생각한다"고 고개를 숙였다.

그러나 이후에도 김 장관을 향한 야당 의원들의 불만은 계속됐다.

김병주 민주당 의원은 "장관이 의원들의 질문에 군을 분열시키지 말라고 얘기를 했는데 매우 부적절하다"며 "대통령이 국가를 분열시키고 하니까 경호처장을 하면서 닮은 거냐"고 소리쳤다.

이에 강대식 국민의힘 의원은 "국감장이 화풀이하는 곳도 아니고 목소리를 낮춰서 이야기해도 되니 고함을 치지 않았으면 한다"고 당부했다.

khan@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