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난사건 계속 발생하는데…해외 재외공관 보안 CCTV 저화질

한정애 의원실 "CCTV 6260개 중 67% 300만 화소 미만"

재외공관에 보안 감시용으로 설치된 6260개의 CCTV 중 67%가 100-300만 화소의 제품으로 드러났다.(한정애 의원실 제공)

(서울=뉴스1) 원태성 기자 = 해외 재외공관에 보안·감시용으로 설치된 폐쇄회로(CC)TV 대부분이 300만 화소 미만의 저화질인 것으로 확인됐다.

한정애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19일 외교부로부터 제출받은 국정감사 자료에 따르면 재외공관에 보안 감시용으로 설치된 6260개의 CCTV 중 67%가 100~300만 화소의 제품으로 드러났다. 이 중 38대는 화질이 흐릿해 화면이 제대로 식별되지도 않는 100만 화소 미만이었다.

CCTV는 모든 재외공관에 필수적으로 설치해야 하는 중요 장비로, '재외공관 보안시설 설치 및 관리 기준' 위해 등급(A∼C등급)에 따라 설치목적에 부합하는 장비를 사용해야 한다.

A등급에는 테러위험국, 여행경보 4단계 국가, 최근 1년 이내 테러가 발생한 국가들로 분류된다.

그럼에도 A등급에 속하는 필리핀, 러시아, 소말리아, 아이티, 미얀마 등 23개 재외공관은 최상위 수준의 보안을 유지해야 하지만 해당 국가 재외공관에 설치된 보안·감시용 CCTV 대부분이 300만 화소에도(813대 중 551대가 300만 화소 미만) 미치지 못한다.

실제 200만 화소의 CCTV는 근거리에서 촬영해도 자동차 번호판조차 명확히 판별이 어렵고 500만 화소가 넘어야 번호판이 식별되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한 의원은 "최근 스마트폰에 탑재된 카메라가 3000~4000만 화소이고 최대 2억 화소의 카메라도 출시되고 있는데도, 국가시설인 재외공관 보안·감시용으로 300만 화소에도 못 미치는 CCTV를 사용하고 있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지난 2022년 로마의 주교황청 대사관이 1.9m의 대사관 담장을 넘은 2인조 도둑에게 미술품, 은식기, 철제 금고 등 840만 원 상당의 물품을 도난당했고, 주크로아티아대사관에서도 공관장 차량을 도둑맞은 사례가 있는 만큼 보안이나 테러 방지에 취약한 CCTV를 조속히 고화질로 교체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khan@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