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인 "전화 걸면 경증? 전화 내가 했나 119가 했지…몰상식한 차관이 의료개혁?"

핵심은 2025학년 의대 정원 문제…밀어붙인다고 해결 안 돼

김종인 전 국민의힘 비대위원장. 2024.3.7/뉴스1 ⓒ News1 송원영 기자

(서울=뉴스1) 박태훈 선임기자 = 김종인 전 국민의힘 비대위원장은 의료대란 해법 마련을 위해 '여야의정 협의체'를 구성키로 하고 대통령실이 2026년 의대 입학정원 문제를 원점에서 재검토할 수 있다는 말에 "버스는 지나갔다"며 해결 가능성을 낮게 봤다.

문제의 출발점이 2025학년도 의대 입학정원을 증원한 것이기에 이 부분을 손대지 않는다면 돌파구가 뚫리지 않을 것으로 판단했다.

여기에 '전화를 걸어 알아볼 정도면 경증 환자'라고 발언한 박민수 보건복지부 차관을 겨냥해 "그런 몰상식한 사람이 의료개혁을 한다고 건 밀어붙이기밖에 모른다는 소리 아니냐"고 고개를 흔들었다.

한밤중에 넘어져 이마가 찢어져 119 구급차를 타고 22곳 응급실에 치료 여부를 확인하는 이른바 '응급실 뺑뺑이'를 돌았던 김 전 위원장은 6일 밤 CBS 라디오 '박재홍의 한판 승부'에서 "(지난달 22일) 22번 전화했다는 건 내가 전화한 게 아니라 소방대원이 구급차에서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소방대원이 '응급실로 데려가려면 사전에 응급실 허가를 받아야 한다'며 계속해서 전화하더라. 나중에 들어보니까 22번 했고 난 차 속에서 1시간 반 있었다"며 "복지부 차관 이런 사람들은 지금 '응급실에 이상이 없다'로 억지 이야기를 하기 위해 응급실에 전화하고 가는 사람은 응급환자가 아니라고 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그런 몰상식한 얘기를 하는 사람이 의료개혁한다는 자체에 상당히 우려를 표할 수 밖에 없다"고 분노했다.

김 전 위원장은 "의료개혁이라는 명분을 내세워 밀어붙이기 하려니까 이런 말도 안 되는 소리를 할 수밖에 없다"며 "응급실을 찾는 환자는 스스로 자기 몸을 가눌 수 없는 상태가 됐기 때문에 응급실을 가는 건데 전화를 한다? 그 사람은 응급실 전화번호를 알 수도 없다"고 쏘아붙였다.

윤석열 대통령의 4월 1일 의료개혁 담화, 7월 29일 의료개혁 관철을 강조한 국정브리핑이 지지율 하락의 주요 요인으로 본 김 전 위원장은 "(대통령이) 내가 한 번 발표한 거니까 그냥 밀어붙이면 되지 않겠느냐는 사고로는 의료개혁에 성공할 수 없다"고 비판했다.

김 전 위원장은 "실질적인 문제는 2026년이 아니라 안철수 의원이 얘기한 대로 내년도(2025학년) 의과대학 정원을 어떻게 할 거냐"라며 "정부가 밀어붙인다고 의사들이 양보하고, 전공의가 돌아오거나 그런 것도 아니다. 어떻게 할 거냐"고 따졌다.

그러면서 "점진적인 방법의 개혁을 택해야지 한꺼번에 왕창 개혁하려면 성공할 수가 없다"며 "국민의힘이 미리 감을 잡고 '이렇게 하면 안 된다'고 조정했어야지 일이 벌어진 다음에 (여야의정 협의체를 만들어) 얘기를 시작하자? 버스가 지나가 버렸다"고 혀를 찼다.

또 "정부는 2035년까지 의사 1만 명이 필요하다는 데 우리나라 인구가 감소 추세에 있고 기술 발전으로 AI가 의사를 대체할 수 있는 그런 상황도 전개되고 있는데 어떤 근거로 2035년까지 1만 명이 필요하다는 거냐"며 "지금 대통령실이 일단 발표해 놓고 복지부를 통해 밀어붙이겠다는 꼴"이라고 판단했다.

이에 김 전 위원장은 "한 번 발표한 거니까 그냥 밀어붙인다는 사고로는 의료개혁은 성공하지 못한다"며 대통령실의 사고 전환을 주문했다.

buckbak@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