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상] 마약수사 외압의혹 날 선 공방..."등 칼 꽂아" VS "피해의식"

(서울=뉴스1) 신성철 기자 = 20일 국회 행정안전위원회가 연 '마약 수사 외압 의혹' 청문회는 증인으로 참석한 전 영등포 경찰서 간부가 서로를 겨냥해 날 선 발언을 던지는 공방전으로 번졌다.

의혹 폭로자 백해룡 전 영등포 경찰서 형사과장(현 서울 강서경찰서 화곡지구대장)은 외압 핵심으로 지목한 김찬수 전 영등포 경찰서장(현 대통령비서실 행정관)을 향해 "동료를 배신하고 등에 칼을 꽂은 사람"으로 표현했고, 김 전 서장은 "피해의식이 있다"고 맞받아쳤다.

용산 대통령실 개입 주장을 김 전 서장이 거듭 부인하자 백 전 과장은 '김 전 서장이 개인의 영달을 위해 거짓말을 한다'고 날을 세웠다. 반박하려던 김 전 서장은 감정이 북받친 듯 말을 잇지 못했다.

이날 채현일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외압 의혹이 발생한 당시 상황을 설명해달라고 백 전 과장에게 요청했다.

경위를 설명한 백 전 과장은 말미에 "본인(김 전 서장)이 마약 압수 현장에서 진두지휘까지 했던 이 사건을 갑자기 브리핑도 막고 수사를 방해하게 된 계기가 용산(대통령실)이 아니면 설명이 안 된다"며 "김 전 서장은 동료를 배신하고 제 등에 칼을 꽂은 사람"이라고 말했다.

이후 김 전 서장은 양부남 민주당 의원 질의에서 "칼을 꽂았느니 말하는데 이 사건에 대해서 사심이 있고, 누군가에게 외압을 받았다면 이 자리에 올 이유도 없다"고 일축했다.

양 의원이 백 전 과장 녹취에서 대통령실이 언급됐는데도 왜 적극적으로 부인하지 않았느냐고 묻자, 김 전 서장은 "이전에도 이러한(외압) 주장을 개인적으로 와서 한 적이 있었다"며 "'무슨 말씀을 하시는 거냐, 근거 없는 얘기 하지 마시라'고 똑같은 반응을 보였다"고 답했다.

이어 "이런 얘기를 하는 과정에서 (백 전 과장이) 외압 의혹 관련 자기만의 생각을 하소연하는 걸 들을 수 있었는데, '이분이 피해의식이 있구나' 느꼈다"고 밝혔다.

마약 수사 외압은 지난해 1월 영등포 경찰서가 세관 직원들이 마약 대량 밀수에 연루됐다는 혐의를 포착했으나, 당시 수사팀을 이끌던 백 전 과장에게 브리핑 직전 '보도자료에서 세관 직원 관련 내용을 빼라'는 압박이 들어왔다는 의혹이다.

백 전 과장은 현재 공보 규칙 위반 등을 이유로 경고를 받고 좌천성 발령됐다. 그는 외압을 주장하며 해당 조치에 이의를 제기하는 동시에 관련자들을 고위공직자수사처에 고발했다.

ssc@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