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뵙겠다"는 정봉주 vs "당원에게 고개 치켜든 대가" "터진 봉다리는 쓰레기"

정봉주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 후보가 씁쓸한 표정으로 18일 서울 송파구 KSPO DOME(올림픽체조경기장)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제1차 정기전국당원대회에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당선을 축하하고 있다. (공동취재) 2024.8.18/뉴스1 ⓒ News1 김민지 기자

(서울=뉴스1) 박태훈 선임기자 = 더불어민주당 전당대회 초반 선두에 나서며 돌풍을 일으켰던 정봉주 최고위원 후보가 지도부 입성에 실패했다.

정 후보는 "다시 뵙겠다"며 재기를 다짐했지만 강성 지지자들은 "우리가 봉다리(봉지·정봉주 후보 별칭)를 터뜨렸다. 터진 봉다리는 쓰레기통에 버려야 한다"며 어림없다고 외쳤다.

정 후보가 사석에서 '이재명은 대통령 못 된다'라는 발언을 한 것으로 알려진 뒤 강성 지지자들의 공격 타깃이 됐지만 '적어도 3위 정도로 최고위원에 당선될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었다.

하지만 18일 오후 발표된 최고위원 5명 명단에 '정봉주' 이름은 없었다.

김민석 후보가 최종합계 18.23%로 1위를 차지한 가운데 전현희(15.88%), 한준호(14.14%), 김병주(13.08%), 이언주(12.30%) 후보가 2~5위로 지도부 입성에 성공했다.

정봉주 후보는 11.70%로 6위, 고배를 마셨다.

전당대회 직후 정 후보는 "지지자 여러분, 감사합니다. 저를 반대했던 분들도 민주 진보 진영의 소중한 자산으로 그분들에게도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고 한 뒤 "다시 뵐 날을 기약하겠다"라며 정치를 그만둘 생각이 없음을 분명히 했다.

그러자 일부 강성 지지자들은 "우리가 봉다리를 터뜨렸다" "터진 봉다리는 쓰레기일 뿐" "봉다리에 쓰레기 담아 버리자"며 정 후보를 야유했다.

또 정 후보와 가까운 사이였던 양문석 의원은 "당의 주인인 당원들이 '당원 앞에서 고개 치켜들면, 어떻게 되는지'를 다시 한번 보여준 경고였다"며 이는 "당원 주권 대중정당임을 보여준 것, 시대정신이다"고 강조했다.

정 후보와 나꼼수 멤버였던 김용민 목사는 "불과 이틀 전까지 정봉주는 2등이었는데 오늘 6등이 됐다. 민주당은 그렇게 엄청난 당이다"며 정 후보가 당원의 뜻을 어긴 대가를 톡톡히 치렀다고 지적했다.

buckbak@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