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천수 "원희룡에게 떨어지니 오지 말라 했다…난 정치는 몰라, 사람만 본다"
수많은 욕 지우다 지쳐…선거 때면 왜 갈라서 싸우는지
- 박태훈 선임기자
(서울=뉴스1) 박태훈 선임기자 = 2002월드컵 4강 신화 주역이었던 이천수가 22대 총선 때 원희룡 국민의힘 인천 계양을 후보 후원회장을 맡아 지원 유세에 나섰다가 엄청난 욕을 먹었다며 "민주주의 사회인데. 내가 왜 비난을 받아야 하는지 이해할 수 없다"고 불편해했다.
이천수는 15일 조선일보와 인터뷰에서 2020년 21대 총선 때 당시 송영길 민주당 후보를 도왔다가 이번에 원 후보를 지원한 이유에 대해 "2016년 월드컵 4강 주역들과 함께 제주 여자축구부를 방문했을 때 처음 만났다"며 "(원 후보) 보좌관이 절친이라 몇 번 함께 뵙다 보니 친분이 쌓이고 서로를 좋아하게 됐다"고 그런 인연 때문이라고 했다.
이어 원 후보가 처음 계양을 출마의 뜻을 밝혔을 때 "민주당이 강해 당선되기 힘들다"며 만류했다면서 "그런데도 오시겠다면 도와드리고 싶었다"고 했다.
이천수는 21대 총선과 달리 민주당 후보(이재명) 지원이 국민의힘 후보를 지원한 까닭에 대해선 "이재명 후보는 계양이라는 작은 지역보다 국가라는 더 큰 그림에 관심이 있는 것 같더라"며 "난 계양을 위해 더 열심히 뛸 사람을 원했을 뿐"이라고 했다.
이어 이천수는 "나는 어느 당도 지지하지 않고 정치도, 좌우도 모른다"면서 "다만 계양은 내가 자란 곳이고, 축구를 처음 시작한 곳으로 고향 같은 곳이라 낙후 지역에서 벗어나 발전하려면 일 잘하고 힘도 있는 일꾼이 와야 한다고 생각했다"라는 설명을 덧붙였다.
또 "나는 사람만 본다. 아주 단순하다. 내가 좋으면 그걸로 끝이다"며 원 후보 지원도 그 차원에서였다고 강조했다.
원희룡 후보 지원에 나섰다가 유권자와 '실랑이'도 펼쳤고 이런저런 비난을 받을 일에 대해선 "내가 받은 협박과 비난은 만 번도 넘는다. 처음엔 쏟아지는 욕설을 열심히 지웠는데 지우다 지쳐서 안 들어가고 안 본다. 인스타 안 본 지 오래됐다"고 했다.
그러면서 "(송영길 후보를 지원할 때는) 한 번도 비난받은 적 없었다"며 "이건 선택의 문제, 민주주의 사회인데 내가 왜 비난을 받아야 하냐"고 억울해했다.
그는 "월드컵 응원 때는 원팀이 되는 국민이 선거 때면 빨강과 파랑으로 갈라지는 게 섬뜩했다"면서 "정치가 뭔지 알았다면 절대 선택해선 안 될 일이었다"고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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