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준표 "19대 대선때 다리 밑 30명 모아놓고 연설 요구…겨우 당 살렸는데"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선후보가 2017년 5월 8일 서울 덕수궁 대한문 앞에서 유세를 펼치고 있다. 2017.5.8/뉴스1 ⓒ News1 박지혜 기자

(서울=뉴스1) 박태훈 선임기자 = 홍준표 대구시장은 국민의힘이 22대 총선에서 참패한 건 웰빙 정당 틀에서 벗어나지 못한 때문이라며 통탄했다.

홍 시장은 12일 SNS를 통해 "2017년 3월 당 지지율이 4%로 폭망, 존폐가 걸렸을 때 창원까지 내려온 인명진 비대위원장의 '대선에 출마해서 당을 살려 달라'는 요청을 뿌리치지 못하고 당을 살리겠다는 일념으로 경남지사 사퇴하고 탄핵대선에 나갔다"며 이 일이 두고두고 후회된다고 했다.

홍 시장은 "당대표 직무대행(정우택)은 선거비용 환수 못 받는다고 TV 법정광고 44회를 11회로 줄였고 그마저 모두 잠자는 심야 시간대에 값싸게 방영해 선거비용을 문재인, 안철수의 절반 정도밖에 쓰지 않았다"면서 "대선 자금 빌려준 은행은 돈 못 받을까 봐 매일 여의도연구원에 와서 지지율 체크를, 사무처 당직자들은 질 것이 뻔하다면 6시만 되면 대부분 퇴근해 버렸다"고 했다.

또 "TV토론에선 우리 당을 뛰쳐 나가 출마한 후보(유승민)는 문재인 공격은 않고 나만 물고 늘어졌고 어느 날은 경기도 개천가 다리 밑에 30여명 모아놓고 연설하라고 하기도 했다"며 고립무원 상태에서 당을 살려보겠다며 애를 썼다고 했다.

홍 시장은 "대선 기간 내내 15%만 득표해 선거비용 보전만 받게 해달라고 빈 결과 24.1%의 득표율로 안철수를 제치고 2등, 재정 파탄을 면했다"며 "그렇게 해서 살린 당이 지금의 국민의힘이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후회되는 건 그때 당이 없어지도록 그냥 두었으면 지금처럼 무기력한 웰빙 정당이 되지 않았을 것이라는 점"이라며 "돌아보면 참 후회된다"고 당이 왜 이 지경이 됐는지, 왜 아무도 책임지지 않는지 이해가 되지 않는다고 날을 세웠다.

buckbak@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