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고체엔진 '극초음속 미사일' 박차…한미 방공망 틈 핵공격 노린다
액체→고체엔진 개량, 탐지·추적·요격 어려워…실전 배치시 한미 위협
독자 국가 전력으론 대응 어려워, 미국·일본 등과 공동대응 방안 거론
- 박응진 기자
(서울=뉴스1) 박응진 기자 = 북한이 6일 고체연료 추진체계(엔진)를 적용한 극초음속 중거리탄도미사일(IRBM)을 시험발사한 것으로 보인다. 북한이 개발에 박차를 가해온 극초음속 IRBM을 실전 배치한다면, 한미 양국 군의 미사일 대응체계가 무력화될 수 있단 우려가 나온다.
뉴스1 취재를 종합하면 북한은 2021~22년에 3차례에 걸쳐 극초음속 활강체(HGV)를 적용한 '화성-8형' 미사일과 원추형 탄두부에 보조날개(카나드)를 장착한 기동 탄두 재진입체(MARV) 형상 극초음속 미사일의 시험발사를 했다.
이들 미사일은 액체연료 엔진 기반의 중거리 미사일이었는데, 그 이후 북한은 극초음속 미사일의 엔진을 2단 고체연료 기반으로 바꾸는 등 개량을 거듭해왔다.
고체연료 엔진은 별도의 연료주입 절차가 필요없단 점에서 액체연료 엔진보다 은밀하고 신속한 발사가 가능해 한미 탐지자산으로 사전에 탐지하기 어렵다. 또한, 고체연료는 액체연료보다 보관과 취급이 용이하다. 최근 북한이 단거리(SRBM), 준중거리(MRBM), 대륙간(ICBM) 등 다양한 탄도미사일에 고체연료 엔진을 적용하고 있는 것도 이 때문이다.
북한은 지난 2023년 11월 11일과 14일에 각각 새 중거리 탄도미사일용 대출력 고체연료 엔진 1단계와 2단계의 첫 지상분출시험을 '성과적으로 진행'했다고 밝혔다.
이어 지난해 1월 14일과 4월 2일에 각각 평양 일대에서 고체연료 엔진 적용 극초음속 IRBM을 쏘아올려 시험비행에 성공했다고 전했다. 4월 2일 발사 직후엔 '화성포-16나'란 북한의 제식 명칭이 공개됐다. 그 사이 3월 19일엔 김정은 노동당 총비서의 지도하에 신형 중장거리 극초음속 미사일에 사용할 고체연료 엔진의 지상분출 시험을 성공적으로 진행했다고 발표, 추진체 추력을 키운 것으로 평가됐다.
김 총비서는 4월 2일 시험비행 성공을 "특대사변"이라고 치켜세웠다. 북한의 극초음속 미사일 개발은 2021년 1월 노동당 제8차 당 대회에서 채택된 '국방력 발전 5개년 계획'의 과업 중 하나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지난해 6월 26일 이뤄진 북한의 극초음속 IRBM 시험발사는 실패했다. 당시 북한이 쏜 극초음속 IRBM은 서울과 인천 등 남한의 수도권 지역에서 육안으로도 식별이 됐는데, 연기가 많이 났다는 점 등에 비춰 엔진에 문제가 생경 공중 폭발했을 것이란 분석이 제기됐다.
북한이 이 같은 문제점을 보완하거나 성능을 개량하기 위해 이번에 또 다시 극초음속 IRBM의 시험발사에 나선 것일 수 있다. 북한은 이날 낮 12시쯤 평양 일대에서 동해상으로 극초음속 IRBM으로 추정되는 탄도미사일 1발을 발사했다.
아직은 시험발사를 거듭하는 단계이지만, 추가 테스트를 거쳐 극초음속 IRBM의 실전 배치가 마무리 된다면 우리에겐 큰 위협이 된다.
극초음속은 음속보다 5배 이상 빠른 속도인 마하 5 이상의 속도를 말한다. 극초음속 미사일은 일정한 궤도를 그리는 탄도미사일과는 달리 탄착지점을 예측하기가 쉽지 않다. 또한, 50㎞ 이내의 낮은 고도에서 변칙 기동이 가능해 탐지·추적·요격이 어렵다. 한미 양국 군의 미사일 대응체계를 교란해 전술핵을 떨어뜨리기 위한 이상적인 투발수단으로 평가되는 이유다.
IRBM의 사거리는 보통 3000∼5500㎞으로, 북한에서 발사시 미국령 괌까지 타격할 수 있다. 북한이 이날 발사한 극초음속 IRBM 추정 탄도미사일은 1100여㎞ 비행 후 동해상에 탄착했는데, 유사시 남한이나 유엔군 후방기지가 있는 일본 등을 타격하기 위해 의도적으로 사거리를 줄여 시험발사했을 가능성이 있다.
우리 군은 한 국가의 전력으론 극초음속 IRBM 등으로 고도화되는 북한 미사일 위협에 대응하기 어렵다고 보고, 미국과 일본 등과의 공조·협력을 통해 극초음속 미사일 감시 및 요격체계를 구축할 필요가 있다고 보고 있다.
이와 관련해선 미국의 우주기반 조기경보 및 탐지체계, 상·하층 요격체계를 비롯해 일본의 이지스함 및 육상기반 요격체계와 함께 북한의 극초음속 IRBM에 공동대응하는 방안이 거론된다. 아울러, 미국과 극초음속 미사일 대응 요격체계를 함께 개발하는 방안도 추진될 것으로 예상된다.
pej86@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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