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태열 "을사년은 회생·치유의 상징…변화에 적응해 위기를 기회로"
외교부 시무식서 신년사
- 정윤영 기자
올해는 푸른 뱀의 해인 을사년이다. 뱀은 종종 위험의 상징으로 여겨지지만, 동시에 회생과 치유의 상징이기도 하다. 우리 모두가 변화에 적응하며 성장하는 뱀의 지혜와 용기를 가지고 기민하게 대응해 나간다면, 지난 70여 년의 대한민국 역사를 통해 끊임없이 입증됐듯 작금의 위기도 충분히 기회로 바꿀 수 있다고 믿는다.
(서울=뉴스1) 정윤영 기자 = 조태열 외교부 장관은 2일 서울 정부청사에서 열린 외교부 시무식에서 "지난 1년간 대한민국이 겪은 지정학적 지각변동의 폭과 양상은 우리가 상상했던 것보다 훨씬 더 크고 격동적이었다. 그리고 지금 우리가 목도하고 있고 앞으로 계속 직면하게 될 불확실성은 현재로서는 그 깊이를 가늠하기조차 어려운 현실"이라면서 이같이 말했다.
조 장관은 지난 1년간의 외교활동을 회상하며 "우리는 북한의 도전에 흔들림 없이 대응해 오면서 한미동맹, 한일관계, 한미일 협력에서 매우 중요한 이정표를 세웠다. 4년 여간 멈추었던 한일중 협력을 정상화하고 한중 고위급 교류도 재개했다"라고 평가했다.
이어 "인태 지역과 유럽 지역의 가치 공유국들과도 다층적, 소다자 네트워크를 대폭 확대했다"라며 "아세안(ASEAN·동남아시아국가연합)은 물론, 태도국, 아프리카, 중앙아, 중남미 등과의 권역별 외교를 활발히 펼치며 글로벌 사우스(저위도에 위치한 개발도상국)와의 새로운 협력 지평도 열었다"라고 했다.
조 장관은 "지금처럼 국내 상황이 어려울 때일수록 외교정책의 진폭을 줄이고 일관된 비전과 목표를 향해 흔들림 없이 나아가야 한다"라며 "우리가 어렵게 쌓아온 국제사회의 신뢰를 조기에 회복하기 위해서도 우리의 위상과 국력에 걸맞은 역할과 책임을 다하겠다는 정책적 의지를 굳건히 지켜나가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또한 "지금과 같은 대내외적 격변기에는 공직에 몸을 담고 있는 우리 한 사람 한 사람이 어떤 마음가짐과 어떤 역사의식을 갖고 직무에 임하느냐에 따라 나라의 운명이 바뀔 수도 있다"라면서 "우리 앞에 밀려오는 거센 파도와 격랑을 헤쳐 나가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외교부가 중심을 잃지 않고 냉정하고 차분하게 조타수 역할을 잘 해내야 한다"라고 주문했다.
그러면서 "시대가 우리에게 부여한 소명에 대한 책임감과 역사의식을 가지고 다가오는 모든 도전을 함께 힘을 합해 헤쳐나가자"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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