뜨뜻미지근한 시진핑-김정은…관계 풀리던 한중은 어떨까
전문가 "북러 밀착, 북중 소원 반작용…한중관계는 당분간 순항"
- 노민호 기자
(서울=뉴스1) 노민호 기자 = 지난해 급격하게 소원해진 북중관계가 새해에도 풀릴 조짐을 보이지 않고 있다. 김정은 북한 노동당 총비서가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을 '푸대접'하는 모습을 노골적으로 보이면서다.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지난해 12월 31일부터 전날인 1일까지 새해를 맞아 각국 국가수반 등이 보내온 연하장을 소개했다.
그런데 신문은 김 총비서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에게 보낸 연하장과 쿠바 대통령이 보낸 연하장 전문을 비중 있게 실은 것과 달리, 시 주석의 연하장은 '여러 나라 중 하나'로 소개해 눈길을 끌었다.
노동신문은 지난해 1월 1일에는 김 총비서와 시 주석이 새해맞이 축전을 교환했다며 양측의 축전 전문을 모두 공개한 바 있다.
이러한 모습은 지난해 심화된 북중관계의 이상기류가 새해에도 풀리지 않았음을 확인해 주는 장면이다.
지난해 수교 75주년을 맞아 '우호의 해'를 선언했던 북중은 북한이 러시아와의 밀착을 강화하면서 틀어지기 시작했다.
지난해 6월 푸틴 대통령의 24년 만의 방북 이후엔 북중 간 유의미한 소통의 흔적도 잘 나타나지 않았다. 다롄시에 설치됐던 북중 정상회담 기념 '발자국 동판'이 제거되는 일도 있었다.
여기에 북한이 작년 말 러시아에 군대를 파병하면서 중국과는 더 멀어진 모습이다. 현시점에선 '혈맹'이라는 단어가 북중이 아닌 북러관계에 더 적합하다는 분석도 있다.
반면 한중관계는 지난해 초부터 빠르게 회복되고 있다. 지난해 5월 한중일 정상회의 개최를 기점으로 고위급 소통이 활발해지고 그해 11월엔 중국 정부가 우리 국민에 대한 단기 비자 면제 조치를 취하기도 했다.
작년 12월 비상계엄 사태와 탄핵 정국이 이어지면서 한중관계에도 다시 거리가 생기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왔지만, 현재 다음 달 일본에서 한중일 외교장관회의 개최를 추진 중인 것으로 알려지며 '이상기류'가 발생하지 않은 듯한 모습이다.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탄핵 심판이라는 큰 사안이 남아 있지만, 이같은 기류 속에서 정부는 올해 11월로 예정된 경주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회의 계기 한중 정상회담이 아직 유효한 카드라고 보고 있다.
실제 '12·3 비상계엄' 사태 이후 한중 외교당국은 외교장관 통화, 국장급 협의 등 주요 계기 시마다 'APEC 협력'을 한목소리로 외치고 있다.
특히 중국이 '반중' 기조가 강한 미국 트럼프 2기 행정부의 출범에 대비하는 차원에서, 또 2026년 APEC 정상회의를 주최해야 하는 입장에서 한국을 계속 끌어당길 것이라는 의견도 있다.
황재호 한국외대 교수는 "북러관계 밀착, 북중관계 소원에 따른 반작용으로 당분간 한중관계가 순항할 것으로 보인다"라며 "또한 중국은 트럼프 2기 출범 이후에 대비한 관리 외교도 필요하기 때문에 한국과의 관계를 풀어나가고자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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