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주한 美 대사 '깜깜이'…'18개월 공석' 재연 우려도

트럼프, 중국·일본 주재 대사는 일찌감치 인선 마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 AFP=뉴스1

(서울=뉴스1) 노민호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2기 행정부 출범을 앞두고 중국·일본 주재 대사 지명을 마쳤지만, 새 주한대사 후보군은 윤곽을 드러내지 않고 있다.

트럼프 당선인은 최근 조지 글래스 전 포르투갈 대사를 주일대사로 지명했고, 이에 앞서 무역·인권 분야에서 중국을 비판해 온 데이비드 퍼듀 전 연방 상원의원을 주중대사로 내정했다.

과거에도 미국은 중국·일본 주재대사를 먼저 정한 뒤 주한대사를 정하는 수순을 보여 왔다. 중일 양국에는 정치적 고려를 통한 정무직 대사(political appointee) 임명이 많았고 한국에 대해선 정통 외교관 출신의 경력대사(career ambassdor)가 주로 임명돼 왔다.

이런 측면에서 '대중 강경파'인 글래스 주일대사 지명자와 퍼듀 주중대사 지명자는 중국을 견제하는 트럼프 당선인의 기조와 맞는 정무직 인선으로 볼 수 있다.

한국의 경우 현 대사인 필립 골드버그 대사 못지않은 중량급 경력대사가 지명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다만 외교가 일각에선 트럼프 1기 첫 대사였던 해리 해리스 전 대사가 경력대사가 아닌 미태평양사령부 사령관 출신이었다는 점에서 이번에도 정무적 인선이 이뤄질 가능성도 제기된다.

서울 종로구 주한 미국대사관./뉴스1 ⓒ News1 박지혜 기자

문제는 7년 전처럼 주한대사의 장기 공석 상황이 재연될 수 있다는 점이다.

마크 리퍼트 전 주한대사가 이임한 2017년 1월 당시 한국은 지금처럼 대통령 탄핵소추안이 국회에서 가결돼 국무총리 대행체제였다.

당시 트럼프 대통령은 주한대사를 계속 공석으로 놔두다, 취임 후 1년 6개월이 지난 2018년 7월이 돼서야 해리스 전 대사를 지명했다.

이는 곧 한국에 대한 '무관심' 혹은 '경시'로 해석되기도 했다. 미국이 한국에 대한 '외교적 비중'을 중일 양국에 비해 적게 두고 있는 게 아니냐는 지적이다. 특히 2017년은 북한의 핵 위협이 최고조에 달했을 때라 비판과 우려의 시각이 크게 불거졌다.

현재 외교가에서는 골드버그 대사 후임에 대한 '하마평'이 딱히 돌지 않고 있다. 골드버그 대사의 부임 직전에 여러 후보군이 언론에 오르내리던 것과 대비되는 모습이다.

최근에도 트럼프 당선인은 기자회견에서 중국, 일본, 러시아, 북한에 대해서는 여러 언급을 내놓으면서도 한국에 대해선 침묵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 때문에 주한미국대사의 장기 공백이 재연될 수 있다는 관측과 미국과의 고위급 소통을 통해 적절한 상황 파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ntiger@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