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태열 "트럼프의 그리넬 특사 임명, 北 문제 우선순위라는 방증"

(서울=뉴스1·외교부 공동취재단) 노민호 기자 = 조태열 외교부 장관은 18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리처드 그리넬을 '특별임무대사'로 임명한 것 자체가 북한 문제가 차기 미국 행정부의 우선순위에 있음을 방증하는 것이라는 입장을 내놨다.

조 장관은 이날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외교부-기재부 합동 외신 간담회'에서 '트럼프 측으로부터 북미협상 관련해 소통을 한 게 있는지'에 대한 질문에 그리넬 특임대사 임명을 언급했다.

조 장관은 "(특사 임명은)트럼프 당선인이 특히 북한 문제를 우선순위 과제에서 빼놓지 않았다는 걸 입증하는 것"이라며 "취임 후 북한 문제를 엄중히(serious) 다루겠다는 걸 가리키는(indicate) 것이라고 받아들이고 있다"라고 말했다.

이어 정부도 미리 '로드맵'을 다듬고 있으며 "우리가 그간 북한과 협상을 거부한 게 아닌 북한이 일체의 대화·협상을 거부해서 소통이 단절됐던 것"이라면서 "앞으로 핵문제를 포함해 북핵 문제 협상의 기회가 열린다면 그 모든 기회에 열려있다는 입장"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트럼프 당선인이 북핵문제에 소홀하지 않기 때문에 우리가 더 주도적(proactive)으로 대응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라고 부연했다.

그리넬 특사는 트럼프 1기 때 독일대사와 국가정보국(DNI) 국장 대행, 코소보-세르비아 협상 대통령 특사로 일한 바 있다. 그전엔 8년간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서 북한 사안 등을 다룬 경험이 있다. 그는 '미국 우선주의' 외교 기조를 바탕으로 과거 트럼프 당선인과 김정은 북한 노동당 총비서의 정상회담을 적극 지지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조 장관은 아울러 비상계엄 사태·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국회의 탄핵소추안 결의 이후, 내년 한일 국교정상화 60주년 사업이 제대로 이행될지 의문이라는 일각의 지적엔 "이번 사태가 60주년 행사에 하등의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고 판단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조 장관은 이어 "오히려 그간 주춤할 수 있었던 준비작업에 더 박차를 가해 준비하고 있다"라며 "문제는 이런 우리 국내 상황을 일본이 너무 심각하게(serious) 받아들여 60주년을 기념하고 미래지향적 의미를 만드는데 좀 주춤할까봐 오히려 우리가 걱정하는 상황이다. 일본이 걱정할 상황은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조 장관은 최근 한국의 정국이 내년 11월 경주에서 열리는 아시아태평양 경제협력체(APEC)정상회의 계기,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방한에 영향을 미칠지에 대해선 "여태까지 APEC 정상회의에 시 주석이 불참한 선례가 하나도 없넌 걸로 안다"라며 "그래서 우린 올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조 장관은 '24시간 내 종전'을 언급했던 트럼프 당선인이 취임 한 이후 우크라이나 전쟁 전망에 대해선 "국제사회의 기대도 높아진 건 사실"이라면서도 아직은 모든 게 불투명하다며 "단기간 내 우크라이나 전쟁 종전으로 이어지긴 쉽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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