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판 인태전략 2년…한미일 협력 성과, 트럼프의 中견제는 도전요인
미국, 對중국 견제 노골적으로 강화할 수도…'관리외교' 한국엔 부담
- 정윤영 기자
(서울=뉴스1) 정윤영 기자 = 한국판 인도·태평양 전략이 발표된지 2년이 지났다. 그동안 우리 정부는 한미일 협력 제도화와 인태 지역 소(小)다자 협의체 협력 확대 등 성과를 냈다. 그러나 도널드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과 함께 거세질 미국의 대(對)중국 견제는 우리 정부가 한국판 인태 전략을 추진하는 데 있어 도전요인이 될 것으로 보인다 .
윤석열 대통령은 지난 2022년 12월 28일 '자유, 평화, 번영의 인도 태평양 전략', 즉 한국판 인태 전략을 발표하고 문재인 정부가 견지한 미중간 '균형외교' 기조를 탈피하기 시작했다. 아세안(동남아시아국가연합) 지역과 주변 4강(미국·일본·중국·러시아) 중심으로 전개된 외교 전략을 인도양과 태평양 지역으로 확대한 것이다.
한국판 인태전략의 주요 성과 중 하나로는 'ITEM'(Institutionalize·제도화, Tailor·맞춤형, Expand·확장형, Maritime·해양)이 꼽힌다. 한미일 인태 대화를 제도화한 게 대표적이다. 이와 관련 한미일 3국은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에 대응하기 위한 다영역 군사훈련인 '프리덤 에지'도 시행하고 있다. 한국·일본·호주간 3자 대화가 출범한 것도 성과이다.
또한, 윤석열 정부는 한국판 인태전략에 따라 한국의 역내 전략적 존재감을 높이고 경제안보와 공급망, 그리고 첨단기술 등 분야에서 우방국과의 국제협력 네트워크 구축을 강화하겠단 구상을 갖고 있다.
외교부 당국자는 "지구상 표면의 60%를 차지하는 인태 지역을 이토록 체계적으로 아우르는 전략을 추진한 건 이번이 처음"이라면서 "인태 지역이 지정학적 중심지가 되고 있다는 게 전 세계적인 공감대인데, 한국판 인태전략은 우리 국익에 가장 부합하는 질서상이 무엇인지, 그 질서를 수호하고 또 강화하기 위해서 할 수 있는 역할이 무엇인가란 가장 근본적인 문제의식에서 출발했다"라고 짚었다.
다만, 다음 달 트럼프 행정부 2기가 출범하면 '중국 리스크' 관리 문제는 한국판 인태전략 추진에 있어 가장 큰 도전요인이 될 것으로 보인다. 그간 중국은 우리 측에 미국의 대중 전략에 가담하지 말고 중립 입장을 유지하라고 압박해왔는데, 미국의 대(對)중국 견제는 노골적으로 강화될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미중 무역갈등도 격화할 것으로 보인다. 이와 관련 중국 상무부 산하 국제무역경제합작연구원(CAITEC)의 취웨이시 부원장은 지난달 25일 우리 외교부 공동취재단과 베이징에서 만나, 트럼프 행정부가 관세를 대폭 인상할 것이란 예상과 관련해 "관세를 인상하면 손해보는 건 미국"이라며 "어떤 정책이 나오든 대응한 반격을 할 것이고, 무역 전쟁엔 승자가 없다"라고 엄포를 놓기도 했다.
앞으로 미국의 대중국 견제 강화가 유사 전략을 수립한 미국·일본과 우리 정부의 연계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일각에선 한미일 3국의 공조 수준이 조 바이든 행정부 때 만큼 공고하진 없을 것이기 때문에 한국판 인태전략의 변함없는 추진에 차질이 생길 수 있다는 관측도 제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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