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스크 F-35 만들면 바보라는데…20대 더 사는 한국은?[박응진의 군필]

'돈 먹는 하마' 비판 받는 F-35 스텔스 전투기, 성능 뛰어나지만 비싸
아직은 드론이 유인 전투기 대체 못해…유무인 복합 거쳐 무인체계로

F-35A 스텔스 전투기. (공군 제공) 2024.10.25/뉴스1

"일부 바보들은 여전히 F-35 같은 유인 전투기를 만들고 있다."

(서울=뉴스1) 박응진 기자 = 테슬라의 최고경영자(CEO) 일론 머스크는 지난 24일(현지시각)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엑스(X·구 트위터)에 중국 드론의 작동 영상과 함께 이 같은 글을 올렸다.

머스크는 이튿날에도 엑스를 통해 "F-35는 설계 단계에서부터 문제가 있었다"라며 "F-35는 만능이지만 비싸고 복잡하며 어떤 부분도 뛰어나지 않다"라고 언급했다. "애초에 성공은 불가능했다"라고도 적었다. 드론과 비교하면 F-35 스텔스 전투기는 시대에 뒤떨어지는 무기체계란 것이다.

특히, 트럼프 행정부 2기의 정부효율화 수장으로 지명된 머스크의 시각에서 F-35는 대당 가격이 1억 달러(약 1300억 원)에 달하고 적지 않은 유지비용이 드는 만큼 '비효율적'으로 보일 수 있다.

실제로 미군이 운용 중인 F-35들엔 퇴역할 때까지 모두 2조 달러(약 2814조 원) 이상의 운용비가 투입될 것으로 추산돼 '돈 먹는 하마'라는 비판이 있는 것도 사실이다.

미국 법무부 장관으로 지명됐다 성 매수 의혹으로 사퇴한 맷 게이츠는 "유인 전투기는 드론 시대에 구식이며 조종사의 목숨만 위험에 빠뜨릴 뿐"이라며 "F-35는 실패한 플랫폼으로 이제는 드론으로 전환해야 할 때"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에서 활약하고 있는 드론의 중요성이 커지면서 비싼 데다 인명피해 위험이 늘 상존하는 유인 전투기의 필요성에 대한 의구심이 커지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아무리 드론이 현대 전장의 '게임체인저'로 급부상했다고 하더라도, 현재 기술력으론 드론이 유인 전투기를 대체하는 것은 불가능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목소리다.

양욱 아산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유인체계보단 무인체계가 좀 더 과감한 기동이 가능하기 때문에 분명 인간의 한계를 뛰어넘는 작전이 가능해질 것"이라면서도 "현재 상태에선 아직 그런 기술이 구현되지 않고 있다"라고 말했다.

김대영 한국국가전략연구원 연구위원도 "아직 드론으론 F-35만큼의 능력을 구사하기 어렵다"라며 "심지어 성능 개량을 통해 F-35가 전자전으로 드론을 마비시킬 수도 있다. F-35가 유·무인복합 체계에 활용되면 더 대체하기 어려워진다"라고 예상했다.

미 공군의 MQ-9 리퍼 무인공격기. (국방일보 제공) 2024.4.19/뉴스1 ⓒ News1 신웅수 기자

미국 방산업체 록히드마틴이 개발하고 우리 공군이 도입한 F-35A '프리덤 나이트'(Freedom Knight·자유의 기사)는 5세대 다목적 스텔스 전투기이다.

최고속도 마하 1.6(시속 1958.4㎞)을 자랑하는 F-35A는 스텔스 성능을 갖추고 있어 북한의 레이더망을 피해 적지에 은밀히 침투, 북한 지휘부와 주요 핵·탄도미사일 시설 등 핵심 표적에 치명타를 가할 수 있는 전략무기다.

전투행동반경은 1000㎞ 이상이고, 항속거리는 2200㎞에 달해 북한 전역을 작전 범위로 둔다. F-35A는 정밀유도폭탄인 합동직격탄(JDAM) 등 8.16톤의 무장을 탑재할 수 있고, 전자전 능력도 갖추고 있다. 이런 이유로 전투기 조종사들 사이에서 F-35는 꼭 한번 타보고 싶은 기종으로 꼽힌다.

특히, 우리 공군의 F-35A가 핵무기를 탑재할 수 있도록 개조된다면, 북한에 대한 핵억제에 큰 효과를 발휘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F-35는 우리 공군과 17개국에서 1000여대 이상 운용 중인, 성능이 입증된 전투기이기도 하다. 우리 공군은 2019~22년 40대의 F-35A를 도입해 현재 39대를 운용하고 있으며, 오는 2027년부턴 20대를 추가로 도입해 전력화할 계획이다.

드론의 경우 F-35처럼 스텔스 기능을 가진 기종은 아직 운용되지 않고 있다. 속도나 무장량도 F-35를 따라잡을 기종이 없다.

현존 최강의 무인 공격기로 평가되는 MQ-9 '리퍼'의 경우 정밀유도폭탄(GBU-12)과 공대공 미사일 등을 무장할 수 있고, 미 제너럴아토믹이 개발 중인 최신형 무인기 '모하비'는 헬파이어 미사일 16발을 탑재할 수 있는 수준이다.

다만 무인 공격기는 궁극적으로 유인 전투기를 대체하거나, 이에 버금가는 수준으로 성장할 가능성은 높다. 양 위원은 "유인 무기체계가 갖는 장점들만큼, 무인 무기체계의 기술력이 성숙한다면 머스크의 말이 틀렸다고 할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머스크의 주장대로 미래 전장에 대비하기 위해선 무인 무기체계의 비율을 늘려가야 할 필요성이 제기되는 대목이다.

AH-64E '아파치' 공격헬기 도입을 염두에 뒀던 우리 육군의 대형공격헬기 2차 사업이 미래 전쟁 양상과 재원 상황을 고려해 재검토되고 있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다만, 한순간에 모든 무기체계를 무인화할 순 없는 일이다. 유·무인복합체계에 바탕을 둔 육·해·공군의 시범사업을 거쳐 서서히 무기체계의 무인화를 진행하는 게 현 국방기술력과 안보상황 등을 고려했을 때 합리적인 방안이다. 특히, 우리 군은 전 세계의 무인 무기체계 동향을 면밀히 모니터링하며, 급변하는 전장 환경에 뒤처지지 않도록 적시에 기술력을 습득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 News1 김초희 디자이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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