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 공들인 L-SAM, 순수 국내기술 집약체…최고 수준 '직격요격'
적외선영상탐색기, 단분리장치, 이중펄스형 추진기관 등도 개발
천궁-Ⅱ 수출 기반 L-SAM 수출 가능성…중동 국가들 또 도입할까
- 박응진 기자
(서울=뉴스1) 박응진 기자 = 국방과학연구소(ADD)가 10여 년간 공을 들여 독자개발을 완료한 장거리지대공유도무기(L-SAM)는 순수 국내기술의 집약체이다. L-SAM과 같은 요격체계는 소수의 군사 선진국들만 보유하고 있는 최첨단 기술로서, L-SAM 개발 성공은 우리나라의 첨단 미사일 개발 역사에 한 획을 긋는 성과라는 평가가 나온다.
29일 국방부에 따르면 L-SAM은 대기밀도가 낮은 고고도에서 고속으로 비행하는 적 미사일을 순간적인 위치변환과 미세한 자세조정을 통해 정확히 타격하는 직격요격(Hit To Kill) 기술을 적용하고 있다. 이는 미국과 이스라엘, 일본, 러시아, 중국 등 군사 선진국만 보유한 고난도의 정밀유도 기술로, ADD는 이를 순수 국내 기술로 구현했다. 특히, 우리의 직격요격 기술은 세계 최고 수준이란 평가를 받는다.
또한, L-SAM엔 △먼 거리의 표적에서 나오는 미세한 열원과 신호를 감지·추적하는 등 눈의 역할을 하는 적외선영상탐색기 △유도탄이 고속으로 고기동 비행해야 하는 환경에서 유도탄과 추진기관(1·2단) 분리 시 상호 간섭없이 안정적으로 분리되게 하는 단분리장치가 순수 국내 기술로 개발·적용됐다.
아울러, L-SAM에 장착된 전방덮개는 유도탄이 고속으로 비행할 때 발생하는 강한 마찰열로부터 적외선영상탐색기를 보호하는 역할을 한다. 적외선영상탐색기를 통해 적시에 시야를 확보하기 위해 요격 직전 신속하게 직격요격체로부터 덮개를 분리하는 게 핵심인 기술로, 이 또한 ADD가 개발했다.
ADD는 요격 순간 운동에너지를 최대치로 끌어올려 직격요격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도록 하는 기술을 구현하기 위해 이중펄스형 추진기관도 개발했다. 이는 L-SAM 유도탄이 보유한 추진에너지를 1차적으로 표적에 접근하고, 2차적으로 요격 직전까지 지속 궤도 수정이 가능하도록 분배하는 장치이다.
이밖에도 L-SAM엔 능동위상배열 레이다(AESA)가 적용됐다. 이는 실시간 초고속으로 다양한 전파를 형성·방사해 원거리에서 고속으로 기동하는 탄도미사일을 정밀하게 탐지·추적하는 기술이다.
ADD는 L-SAM을 개발하면서 상위 및 인접체계에서 하달받은 정보를 바탕으로 다수의 미사일 표적에 대한 동시 교전을 최적으로 수행할 수 있는 탄도미사일 교전통제소도 개발했다.
우리 군은 L-SAM의 기술적 성과를 확인하기 위해 혹독한 조건의 다양한 시험을 통해 구성요소별 성능을 확인하는 등 기술적 완전성을 검증했다. 또한, 여러 차례의 탄도미사일 및 항공기 요격시험을 통해 종합적 능력에 대한 신뢰도를 확보하는 등 실전에서 성공적으로 임무 수행 가능함을 입증했다고 국방부는 전했다.
이건완 ADD 소장은 "L-SAM의 요격미사일, 장거리 레이다 및 작전통제의 모든 기술적 요소를 독자적으로 완성함으로써, 천궁-Ⅱ(M-SAM-Ⅱ)에 이어 세계 최고 수준의 미사일 방어체계 개발능력을 재확인하는 쾌거"라고 소회를 전했다.
이로써 순수 국내 기술력으로 탄도미사일 비행의 종말단계 하층방어(천궁-Ⅱ)에 이어 종말단계 상층방어(L-SAM) 체계의 핵심 전력이 완성되게 됐다.
이에 따라 천궁-Ⅱ 수출을 기반으로 향후 L-SAM의 수출 가능성도 높게 점쳐지고 있다. 천궁-Ⅱ는 중동 국가인 아랍에미리트(UAE)와 사우디아라비아에 이어 이라크가 도입을 결정한 바 있다. 이들 국가 또한 적의 탄도미사일 비행의 종말단계 하층방어 뿐만 아니라 상층방어를 하려면 L-SAM과 같은 요격체계가 필요할 것으로 예상된다.
pej86@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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