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회색지대 도발로 안보 불안정 유도…다영역작전 능력 확보해야"

KIDA 북한군사포럼…"北, 트럼프와 군축 협상 시도할 수도"

서울 종로구 상공 위에서 북한 오물 풍선이 터져 쓰레기가 낙하하고 있다. 2024.10.4/뉴스1 ⓒ News1 이재명 기자

(서울=뉴스1) 허고운 기자 = 북한이 회색지대 도발로 우리 국민에게 혼란을 줘 안보 불안정을 초래할 수 있어 군이 철저한 대응방안을 수립해야 한다는 조언이 나왔다.

손한별 국방대학교 교수는 27일 한국국방연구원(KIDA)이 개최한 '2024 북한군사포럼'에서 '북한의 회색지대 도발 평가와 대응방안'을 주제로 발표했다.

'회색지대 도발'은 무력충돌이나 전쟁까지 이르지 않을 정도의 모호한 수준의 저강도 도발로 쓰레기 풍선 살포, GPS 교란 공격 시도, 허위 정보와 가짜뉴스 유포, 사이버 공격 등이 대표적인 북한의 회색지대 도발이다.

손 교수는 "북한이 회색지대 도발로 혼란을 야기하고 불안감을 조성해 한국 국민의 가치와 신념, 인식, 행동에 영향을 미치려 한다"라며 "한미동맹 및 국제 분열을 야기해 합리적 의사결정과 대응을 교란하려는 것도 북한의 목표"라고 짚었다.

손 교수는 북한의 회색지대 위협에 대응하기 위한 우리 군의 전략적 요구사항으로 △피아 간 경쟁 양상 구체화 △한국군의 취약성 및 상대 위협으로 발생할 수 있는 전략적, 군사적 위험 식별 △맞춤형 경쟁전략 및 전략메시지 개발 △사회 전반의 회복탄력성과 포괄적 경쟁태세 유지 등을 꼽았다.

그는 또 △지·해·공 현장종결태세 확립 △우주력 개발 △인지·정보전 및 사이버 역량 강화 등 다영역 작전 수행 능력을 확보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평양 노동신문=뉴스1) = 북한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화성-19형'. [국내에서만 사용가능. 재배포 금지. DB 금지. For Use Only in the Republic of Korea. Redistribution Prohibited] rodongphoto@news1.kr

이날 또 다른 발표자로 나선 이상규 KIDA 현역연구위원은 북한이 내년 남북 간 군사적 긴장 조성, 내부 통제, 협상력 제고, 한미 연합훈련 대응 등의 차원에서 우리에 대한 전략적 도발에 나설 가능성이 있다고 평가했다.

이 연구위원은 북한이 전술핵탄두 실험, 초대형 핵탄두 실험, 동시다발적 연쇄 실험 등 7차 핵실험에 나설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으면서도, 체재 생존과 정권 유지, 경제적 압박 완화 등을 목적으로 미국과의 대화에 나설 가능성도 있다고 전망했다.

그는 "한반도에서 한국의 외교적·군사적 주도권을 강화하는 전략을 구상할 필요가 있다"라며 "북한과 미국 간 정치적 이벤트 차원의 정상회담이 성사될 경우 한국은 비핵화와 한반도 평화에 실질적인 진전을 이루는 방향으로 기여하도록 정교한 대응 전략을 수립해야 한다"라고 조언했다.

손효종 KIDA 연구위원은 북한이 트럼프 2기 행정부와 협상을 할 경우 기존의 비핵화 협상이 아닌 핵군축 협상을 요구할 가능성이 있다고 관측하며 이는 우리의 우려사항이 될 것으로 봤다.

손 연구위원은 "북한의 구체적 협상 조건 패키지가 무엇일지에 대한 대응 시나리오를 구상해야 하고, 미국 신 행정부와 조속한 대화를 통해 대북정책 기조 공감대를 형성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이수훈 KIDA 선임연구원은 "미국은 한미일 협력을 지속하겠지만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 후) 3자 협력에 대한 미국의 입장이 변화할 가능성도 상존한다"라며 "3자 안보협력을 추진하는 주목적은 대북정책 공조 및 북한 비핵화라는 점을 인지해야 한다"라고 밝혔다.

hgo@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