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허가 주택 살던 6·25참전 태국 노병…새 보금자리 얻었다

재향군인회, 1억여원 모금…오늘 현지서 주택 준공·입주식

(재향군인회 제공)

(서울=뉴스1) 박응진 기자 = 예비역 군인 모임 재향군인회는 26일(현지시각) 태국 아유타야 프라나콘시에서 한국전쟁(6·25전쟁) 참전용사인 철럼 세땅(93) 옹과 가족에게 제공할 주택 준공 및 입주식을 가졌다고 밝혔다.

향군에 따르면 철럼 세땅 옹은 1950년 11월 한국전에 참전했지만 참전 기록이 신고되지 않아서 태국 정부로부터 혜택을 전혀 받지 못했다. 그의 12명 가족은 하천 옆 무허가 주택에서 빈곤하게 살고 있었으며, 최근 도시개발로 인해 쫓겨날 처지였다.

이 소식을 들은 향군은 지난 4월부터 집짓기 모금운동에 착수했다. 태국 현지에선 이형배 태국지회장이 교민을 상대로 모금활동을 펼쳤으며 국내에선 향군 시도회장들이 기부에 동참했다. 이를 통해 약 1억 800만 원의 성금이 마련됐다.

향군은 이후 지난 8월 택지 구입을 완료, 9월 보금자리 주택 착공식에 이어 이날 준공 및 입주식을 갖게 됐다. 이날 행사엔 주택 제공을 주도한 신상태 재향군인회장을 포함한 국내외 향군 회장과 박용민 주태국 대사, 데니팃 태국 보훈청장 등 관계자 200여 명이 참석했다.

신 회장은 인사말에서 "74년 전 대한민국이 북한의 기습 남침으로 국가 운명이 백척간두 위기에 처했을 때 태국은 아시아에서 가장 먼저 6300여 명의 병력을 파병해 주셨고 1300여 명의 고귀한 생명이 희생됐다"라며 감사의 뜻을 전했다.

향군은 6·25전쟁 참전국을 중심으로 해외 13개국에서 24개 지회 16개 분회를 통해 현지에서 참전용사를 발굴한 뒤 집짓기, 휠체어 제공, 자손 장학금 지급 등 맞춤형 지원사업을 펼치고 있다.

pej86@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