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신형 전차 '환골탈태'…능동방호체계·원격사격통제체계 적용
우리 군보다 신기술 먼저 전력화할 수도
- 허고운 기자
(서울=뉴스1) 허고운 기자 = 북한의 전차가 '환골탈태' 수준으로 성능이 개량돼 능동방호체계(APS), 원격사격통제시스템(RCWS) 등을 우리 군보다 먼저 전력화할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군사전문기자 출신 유용원 국민의힘 의원은 22일 '북한 국방 발전-2024 신형무기 공개자료 분석' 보고서를 통해 "북한은 전차, 자주포, 다연장로켓 등 한국군과 재래식 전력 격차를 줄이기 위한 시도를 하고 있다"라고 밝혔다.
북한은 지난 21일 평양에서 무장장비(무기) 전시회 '국방 발전-2024'를 개최했는데, 이 전시회에는 무인기와 우주발사체,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은 물론 소총과 전차 등 북한군이 운용하는 다양한 장비가 전시됐다.
특히 이번에 공개된 성능 개량형 전차에는 포탑 전면과 후면에 APS용으로 보이는 레이더가 장착돼 있었고, RCWS를 위한 것으로 추정되는 조준경도 달려 있었다. 또한 포탑 상부에 연막탄 발사기 등이 추가돼 방어력이 개량된 것으로 보인다고 유 의원은 추정했다.
유 의원실은 "이스라엘 '트로피'와 비슷한 능동방어 APS 레이더가 식별됐다"라며 "APS, RCWS를 탑재한 전차는 북한군이 먼저 전력화할 수도 있다"라고 말했다.
APS는 전차의 생존성 향상을 위해 전차를 노리는 대전차 미사일과 대전차 로켓 병기 등을 무력화시키는 시스템이다. 레이더를 통해 위협 요인을 사전에 감지해 요격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RCWS는 차량 외부로 인원이 몸을 노출하지 않고도 정밀한 사격을 할 수 있도록 돕는다.
우리 군의 주력 전차 K-2 제조업체 현대로템은 APS, RCWS 적용 기술을 보유하고 있지만, 아직 이들 기술이 들어간 K-2 전차는 양산·전력화되지 않았다. 폴란드 수출형 K-2 전차에는 향후 APS, RCWS가 장착된다.
북한이 최근 전시회에서 공개한 전차에는 '불새'로 보이는 대전차 미사일이 장착된다. 이는 사거리와 관통력이 미흡한 북한 전차의 주포 성능을 보완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고 유 의원은 분석했다. 우리 군 전차는 대전차 미사일을 장착하지 않고 있다.
앞서 김정은 북한 노동당 총비서는 지난 3월 북한군 신형 전차를 직접 조종한 뒤 "우리 군대가 세계에서 제일 위력한 탱크를 장비하게 되는 것은 크게 자부할 만한 일"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당시 식별된 전차에도 APS와 대전차 미사일이 있었다.
다만 북한 전차의 주포 및 포탄의 파괴력, 엔진과 변속기 등 파워팩 성능이 K-2 전차보다 떨어져 주포의 사거리 안에선 1대 1 대결에서 K-2 전차를 이길 수 없을 것으로 평가된다. 전차의 주요 임무는 적진을 뚫고 들어가 후방을 점령하는 것인데, 북한은 주포의 힘이 약하기 때문에 대전차 미사일로 승부를 거는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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