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무기전시회, ICBM·극초음속·무인기 과시…한미 압박·러 수출 노림수
작년 이어 올해도 전시회…"전략·전술무기 등 최신 창조물 집결"
김정은 "미국 적대적 대북정책 확인"…대화보다 국방력 강화 시사
- 허고운 기자
(서울=뉴스1) 허고운 기자 = 북한이 작년에 이어 올해 무기 전시회를 열어 다양한 공격무기들을 선보이며 한미를 압박했다. 우크라이나와 전쟁을 치르고 있는 러시아에 무기를 추가 수출하기 위한 행사라는 평가도 나온다.
22일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21일 수도 평양에서는 무장장비전시회 '국방발전-2024'가 개막됐다"라고 밝혔다. 북한은 지난해 7월 세르게이 쇼이구 국방장관 등 러시아 대표단을 초청해 무장장비전시회-2023을 열었는데, 이 전시회를 2년 연속 연 셈이다.
신문은 이번 전시회에 대해 "현대성과 선진성, 타격의 정밀성과 위력에 있어서 또 한번 갱신진화되고 연속적인 신종개발로 세계의 이목을 집중시킨 전략무기, 전술무기들을 기본으로 해 우리 국방과학기술 집단의 최신 창조물들이 집결됐다"라고 설명했다.
신문은 전시회에 동원된 무기의 종류에 대해 상세히 설명하지 않았다. 다만 게재된 사진을 보면 소총과 전차는 물론 무인기와 우주발사체,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에 이르기까지 북한군이 운용하는 다양한 장비가 전시됐다.
전시회에는 북한이 지난달 31일 처음 발사한 '화성-19형', 지난해 4월 선보인 '화성-18형' 등 고체연료 추진체계 적용 ICBM이 투입됐다. 특히 북한이 '최종완결판'이라고 밝힌 화성-19형은 사거리와 비행시간이 북한 ICBM 중 가장 뛰어난 데다 다탄두 재진입체를 탑재할 수 있을 것으로 추정된다.
다만 북한이 지난 9월 일부 모습을 공개한 12축 바퀴(좌·우 12개씩 24개의 바퀴) 신형 이동식발사대(TEL)는 이번 전시회에 나타나지 않았다.
지난해 11월 정찰위성 '만리경-1호'를 우주 궤도로 올린 발사체 '천리마-1형'도 전시장에서 포착됐다. 위성 발사용 로켓은 사실상 ICBM과 같은 기술을 사용하며, 여기에 탄두를 얹으면 ICBM처럼 활용할 수 있다.
또한 북한이 지난 4월 발사한 중장거리 극초음속미사일 '화성-16나형' 모습을 드러냈다. 화성-16나형은 김정은 북한 노동당 총비서가 지난달 23일 대원수 계급장이 붙은 '야전 사령관' 복장을 착용한 채 전략미사일 기지를 시찰할 때도 직접 살펴본 무기이다.
북한의 단거리탄도미사일(SRBM) KN-23(북한판 이스칸데르)을 포함한 고체연료 미사일들도 전시장에서 보였다. 고체연료 방식은 발사 준비 시간이 액체연료 방식보다 짧아 은밀·신속한 작전이 가능하다.
현대전에서 '가성비' 무기로 각광받는 소형 무인기들도 최소 6종이 북한 보도 사진에서 식별됐다.
지난해 무장장비전시회에서 처음 공개된 공격형 무인기 '샛별-9형'과 함께 새로운 형상의 무인기가 이번 전시회에서 포착됐다. 북한은 지난 15일 무인기를 이용해 전차와 승용차를 공격하는 장면을 보도했는데, 이때 동원된 무인기도 포함된 것으로 보인다.
이번 전시회에서 240㎜ 조종 방사포와, '불새' 대전차미사일, '천마'로 보이는 전차 등이 식별된 점을 감안하면 러시아로의 수출을 감안한 행사라는 분석도 나온다. 이번 전시회에 러시아 측 인사의 방문 가능성도 있는 것이다.
국가정보원은 지난 20일 국회 정보위원회 비공개 전체회의에서 "북한이 포탄, 미사일에 이어 170㎜ 자주포와 240㎜ 방사포 등 장사정포까지 추가 수출한 사실도 확인됐다"라고 보고한 바 있다.
김 총비서는 전시회 개막 연설에서 내년 출범할 미국의 트럼프 2기 행정부와 대화에 적극 나서지 않을 가능성을 시사하기도 했다.
김 총비서는 "우리는 이미 미국과 함께 협상주로의 갈 수 있는 곳까지 다 가봤으나 결과에 확신한 것은 초대국의 공존 의지가 아니라 철저한 힘의 입장과 언제 가도 변할 수 없는 침략적이며 적대적인 대조선정책이었다"라고 말했다.
그는 또 "적을 압도할 수 있는 최강의 국방력만이 유일한 평화수호"라며 "우리 당과 정부는 그 어떤 경우에도 자기 국가의 안전권이 침해당하는 상황을 절대로 방관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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