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2029 인빅터스 게임' 준비 본격화…보훈장관이 유치위원장

대회 유치 희망지역과 협의 중…"2025·2027 대회 노하우 배운다"

강정애 국가보훈부 장관이 지난 8월 2일(현지시각) 런던 인빅터스 재단 사무실을 방문해 도미닉 리드 인빅터스 게임 재단 CEO를 만나 창설 10주년 감사패를 전달하고 있다 (국가보훈부 제공) 2024.8.4/뉴스1 ⓒ News1 박지혜 기자

(서울=뉴스1) 허고운 기자 = 우리 정부가 오는 2029년 세계상이군인체육대회 '인빅터스(INVICTUS) 게임'의 국내 유치를 위한 준비를 가속화하고 있다. 내년 상반기쯤엔 인빅터스 게임 유치 후보 도시도 확정될 것으로 보인다.

20일 정부 관계자 등에 따르면 국가보훈부는 지난 10월 25일 '2029 인빅터스 게임 유치위원회' 설치를 완료하고, 유치 관련 주요 정책 및 사업 검토를 진행 중이다.

유치위는 2029 인빅터스 게임의 △국내 유치와 관련된 주요 정책 및 사업에 관한 사항 △국내 유치를 위한 교섭 활동 및 개최 후보지 현장 실사 등 국내 유치 관련 공식 절차 대응에 관한 사항 △관계 중앙행정기관, 지자체 등과의 협력 및 지원에 관한 사항 등을 심의·조정한다.

유치위는 강정애 보훈부 장관을 위원장으로 30명 이내의 정부 부처·지방자치단체, 그리고 민간 위원으로 구성된다.

강 장관은 지난 8월 영국 런던의 인빅터스 게임 재단을 방문해 도미닉 리드 인빅터스 재단 최고경영자(CEO)와 재단 이사장인 찰스 알렌과 접견했다.

당시 강 장관은 "2029년 인빅터스 게임의 대한민국 개최는 아시아 지역에서 열리는 최초의 대회가 될 것"이라며 "초청국을 유엔참전국으로 확대해 6·25전쟁에서 보여준 '자유를 위한 헌신과 국제 연대'의 경험과 가치를 세계인과 함께 공유할 수 있는 소중한 기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 위원으로는 기획재정부·외교부·법무부·국방부·행정안전부·보훈부·문화체육관광부·농림축산식품부·산업통상자원부·보건복지부·환경부·국토교통부·방송통신위원회·국가정보원·국무조정실의 차관 또는 차관급 공무원이 참석한다. 인빅터스 게임 유치를 위해 정부의 전방위적 협력을 강화하는 차원이다.

인빅터스 게임 개최 후보지역을 관할하는 지자체의 부단체장급 인사도 위원회에 참석한다. 다만 후보지역이 확정되지 않아, 이 자리는 현재 공석이다.

전 세계 상이군인 체육대회인 '2023 독일 인빅터스 게임'이 막을 올린 9일(현지시간) 오후 메르쿠어 슈필 아레나에서 개최된 개막식에서 대한민국 선수단이 태극기를 흔들며 입장하고 있다. 2023.9.10/뉴스1 ⓒ News1 국방부공동취재단

보훈부는 인빅터스 게임이 국제행사인 점을 고려해 접근 편의성과 체육시설 등이 잘 갖춰진 대도시를 후보지역으로 희망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유치지역은 내년 초 이후 공개적으로 의사를 표명하고 홍보에 나설 것으로 정부는 예상하고 있다.

현재 대회 유치를 희망하는 광역시가 다수 있으며, 보훈부는 이들과 협의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서울시와 전라북도는 2036년 하계 올림픽 유치를 노리고 있어 인빅터스 게임 유치전에 뛰어들 가능성이 낮다.

정부는 내년 8월까지 대회 유치 의향서를 인빅터스 재단 측에 제출하고, 경쟁 프레젠테이션 등 후보지역 선정 과정을 거칠 예정이다. 2029년 인빅터스 게임 개최 도시는 오는 2026년 9월쯤 확정될 전망이다.

인빅터스 게임은 영국의 해리 왕자가 창설한 국제 상이군인체육대회로, 2014년 영국 첫 대회 이후 격년 단위로 열리고 있다. 국가를 위해 희생한 상이군인에 대한 예우와 선양, 전 세계 상이군인의 화합과 재활을 목표로 한다.

우리나라는 2022년 네덜란드 대회부터 인빅터스 게임에 초청받아 참여하고 있다. 박민식 전 보훈부 장관은 2023년 독일 대회에서 해리 왕자와 만나 2029년 대회 유치 의사를 전달했고, 해리 왕자는 "한국 정부가 적극 나선다면 2027년 개최도 가능하다"라고 답했다.

우리 정부는 2027년 개최 경쟁에 뛰어들기보다는 2025년과 2027년 대회에 참가해 개최국의 운영 노하우를 습득하고 차분히 대회를 준비하는 쪽을 선택했다. 2025년엔 캐나다 밴쿠버·휘슬러에서, 2027년엔 영국 버밍엄(올해 7월 발표)에서 행사가 열린다.

정부 관계자는 "한국은 1988년 서울 하계올림픽, 2002년 월드컵, 2018년 평창 동계올림픽 등 대규모 국제 스포츠 행사를 훌륭하게 치른 경험이 있다"라며 "인빅터스 게임 역시 제대로 개최하기 위해 착실히 준비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hgo@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