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위 당국자 "트럼프, SMA 재협상 직접 거론한 적 없어" 우려 불식
"북한 비핵화 관련해 한미 간 완전한 합의 있어"
- 정윤영 기자
(서울=뉴스1) 정윤영 기자 = 재선에 성공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한미가 체결한 제12차 방위비분담특별협정(SMA)에 대한 재협상을 요구할 것이란 우려에 대해 외교부 고위 당국자는 '섣부른 우려'를 경계했다.
외교부 고위 당국자는 12일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12차 SMA 협상 결과를 놓고 트럼프가 직접적으로 재협상 관련 언급을 한 적은 없다"라며 "최근 '100억 달러' 언급은 과거 트럼프 1기 집권 때 SMA 협상 과정을 과장해 발언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 당국자는 "벌써 트럼프 당선인이 '협상을 파기할 것이다'라는 염려를 가질 필요가 없다"라며 "설령 취임 이후에 재협상을 요구하더라도 국회에서 SMA를 발효시킨 이후에나 이뤄질 수 있기 때문에 재협상 과정에서 우리의 입지를 높일 수 있다고 생각한다"라고 전했다.
이어 "SMA 재협상이 길어지게 되면 '협정 공백'이 생기기 때문에 법적 안정성을 확보한다는 측면에서 굉장히 중요하고 법적 안정성이 확보된다면 한미동맹이 주한미군의 주둔 여건을 유지하는 데 도움 되는 상황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앞서 트럼프 당선인은 유세 과정에서 한국을 '머니 머신'(money machine·부유한 국가)이라고 표현하면서 자신이 대통령이라면 한국에 연간 100억 달러(약 13조 6000억 원) 수준의 방위비분담금을 요구했을 것이라고 언급한 바 있다. 이는 최근 한미가 타결한 2026년 방위비분담금(1조 5192억 원)의 무려 9배에 달하는 액수다.
SMA 협정은 이론적으로 미국 대통령의 의지에 따라 폐기될 수 있다. 국회의 비준 동의 과정을 거쳐 대통령 재가를 받는 우리의 절차와 달리 미국에서 이 협정은 의회 동의를 받을 필요가 없는 '행정 협정'으로 분류된다.
한편 이 고위 당국자는 북한의 비핵화에 대한 한미 간 완전한 합의가 있다면서 북미가 대화를 다시 추구한다 해도 트럼프는 비핵화라는 기존 노선을 따를 것이라고 봤다.
그는 "트럼프 당선인이 '미국 우선주의' 기조 아래 미국의 실익을 강조하는 외교를 펼쳐도, 기본적인 지정학적 틀을 버리지는 않을 것"이라며 "북한 비핵화 문제에 대해선 한미 간의 완전한 합의가 있다. 한미는 외교·국방 장관(2+2) 회담에서도 이 점을 분명히 했기 때문에 의심하지 않아도 된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북미 대화의 재개 여부는 확실하진 않지만 중요한 건 미국이 북한과 대화하더라도 우리측 입장이 반영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라고 했다.
이 밖에도 "우크라이나에 대한 살상무기 지원은 한미 간 세밀하게 조율할 사안"이라며 "북한이 불법 전쟁에 러시아의 편을 들어 관여하는 상황에서 한러 간 의미 있는 대화 진전은 어렵기에 단기간에 관계 개선을 기대하는 것은 극히 현실적이지 않다"라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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