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보다 90분 빠른 윤-트 통화…'리스크' 우려 속 첫발 잘 뗀 한미

[트럼프 시대] 정돈된 외교적 메시지 공개…'사전 소통' 면밀했다

윤석열 대통령이 7일 대통령실 관저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과 전화 통화를 하고 있다. (대통령실 제공) 2024.11.7/뉴스1 ⓒ News1 송원영 기자

(서울=뉴스1) 노민호 기자 = 윤석열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첫 전화통화가 일본보다 1시간 30분 먼저 진행된 것은 정부가 미국 대선 과정에서 트럼프 측과 '긴밀한 소통'을 했다는 평가가 가능한 대목이다.

대통령실과 외교부에 따르면 윤 대통령과 트럼프 당선인은 이날 오전 7시 59분부터 약 12분 동안 전화 통화를 갖고 한미동맹의 중요성을 재확인하고 조속한 시일 내에 회동하기로 했다. 일본의 이시바 시게루 총리는 오전 9시 30분부터 5분여간 트럼프 당선인과 통화했다.

트럼프 당선인과 윤 대통령의 통화는 미국 대선 결과가 사실상 확정된 뒤 불과 반나절여 만에 이뤄진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미는 '인도·태평양 지역, 한반도, 글로벌 차원에서 공동의 리더십을 구축한다'라거나 '앞으로 한미동맹이 안보와 경제 모든 영역을 아우르는 긴밀한 파트너십을 이어갈 것' 등의 정돈된 외교적 메시지를 발신하는 등 사전에 잘 조율·약속된 소통이 있었다는 추정이 가능한 모습을 보였다.

이는 8년 전 트럼프 당선인이 처음 대통령이 됐을 때 미처 대비를 못 해 우왕좌왕한 모습을 보였던 것과는 대비되는 모습으로, 대선 전 과정에서 트럼프 캠프와의 소통이 원활했음을 의미한다. 안보비 증가 등 이른바 '트럼프 리스크'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제기되는 가운데 진행된 빠른 '첫 소통'은 정부가 새로운 미국 행정부와 첫발을 잘 뗐다는 평가로 이어진다.

한 외교 소식통은 "그동안 쌓아놓은 네트워크를 통해 당선 사실이 확정되는 순간 통화가 추진돼 빠르게 성사된 것"이라고 귀띔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 2024.11.07 ⓒ AFP=뉴스1 ⓒ News1 우동명 기자

특히 눈에 띄는 점은 일본보다 빠른 소통이 이뤄졌다는 점이다. 이시바 시게루 일본 총리의 개별적 사정이 있을 수 있지만, 외교의 장에서는 소통의 순서가 곧 외교력으로 평가될 수밖에 없다.

또 트럼프 당선인이 집권 1기 때 일본을 한국보다 먼저 챙기는 모습을 보였고, 이번 대선 국면에서도 일본이 트럼프 측과의 소통에 '티 나게' 공을 들인 점을 감안하면 이날 한미의 소통이 더 부각되는 측면이 있다.

조태열 장관은 이날 오전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전체회의에서 "(트럼프 당선인의) 외국정상과의 통화 선두그룹 속에 우리 대통령이 포함돼 있다는 사실 자체가 한미동맹에 대해 새 당선인이 얼마나 중시하고 있는지를 보여주는 상징적인 일"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ntiger@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