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트럼프와 접촉 속도…특사 '인연' 누구 있나[트럼프 시대]
'트럼프 2기' 윤곽 드러나면 본격 특사 파견 검토할 듯
- 노민호 기자
(서울=뉴스1) 노민호 기자 = 정부는 제47대 미국 대통령에 당선된 도널드 트럼프 당선인 측과의 접촉 및 소통에 속도를 내고 있다.
7일 외교 소식통에 따르면 조현동 주미대사는 대선 결과가 윤곽을 드러낸 직후 트럼프 당선인의 플로리다 자택인 마러라고로 향한 것으로 알려졌다. 트럼프 당선인이 마러라고를 대통령직 인수팀 거점으로 정하고 본격적인 인수위 꾸리기에 착수할 것으로 전해짐에 따라서다.
조 대사는 트럼프 당선인의 측근들과 접촉하며 정부와 새 트럼프 행정부와의 협력 방안을 타진하고 다양한 분야에서의 접점을 만들 예정이다.
이날 오전 윤석열 대통령도 약 12분간 트럼프 당선인과 전화 통화를 가졌다. 8년 전 예상을 깨고 트럼프가 처음 등장했을 때 우왕좌왕했던 것과 달리 당선 하루 만에 이뤄진 정상급 소통은 그간 정부가 트럼프 측과의 물밑 소통을 원활하게 진행했다는 방증이기도 하다.
조태열 외교부 장관도 이날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전체회의에서 "(당선인의) 외국정상과의 통화 선두그룹 속에 우리 대통령이 포함돼 있다는 사실 자체가 한미동맹에 대해 새 당선인이 얼마나 중시하고 있는지를 보여주는 상징적인 일"이라고 평가하기도 했다.
윤 대통령은 이번 통화에서 트럼프 당선인과 이른 시일 내 대면 회동을 가지기로 해 내년 1월 트럼프 당선인의 정식 취임 후 곧바로 한미 정상회담이 추진될 것으로 보인다.
뉴스1의 취재를 종합하면 이를 위해 대통령실 관계자 또는 외교부 고위 당국자가 올해 안으로 미국을 방문할 가능성도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아직은 '특사'의 파견이 검토 중이진 않은 것으로 보인다.
외교 고위 소식통은 "트럼프 측도 정책 파악에 시간이 필요하다. 한국 특사단이 파견돼 정책 협의를 하기엔 시기적으로 이르다고 볼 수 있다"라고 말했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도 이날 미국 특사 파견과 관련해 "통화, 회동, 정책 협의가 순서"라며 단계별 절차가 필요하다는 입장을 내놨다.
이런 가운데 외교가에선 향후 트럼프 당선인 측과 정책 협의 등 사전 정지 작업을 맡을 특사로 장호진 대통령실 외교안보특보 등을 주목한다.
국가안보실장을 지낸 장 특보는 현재 윤석열 정부의 '외교 리베로'로 사실상 물밑에서 외교·국방·통일 정책에 모두 관여하고 있다.
미국, 러시아에 해박한 장 특보는 지난 8월 특보로 지명되자마자 첫 해외 일정으로 미국을 찾아 각계 인사를 만나며 미 대선 진행 상황 등을 현지에서 살피기도 했다.
박진 전 외교부 장관도 특사 후보군에 포함될 가능성이 높다.
박 전 장관은 지난 2022년 4월 윤석열 대통령이 당선인 신분 때 '한미 정책협의 대표단' 단장 자격으로 미국을 방문해 조 바이든 미 행정부 당국자들과 두루 만났다.
특히 박 전 장관은 트럼프 내각의 국무장관 후보로 거론되는 공화당의 빌 해커티(테네시) 상원의원과 2022년, 2023년 두 차례 만나는 등 친분이 두터운 것으로 알려져 있다. 또 트럼프 1기 때 초대 비서실장인 라인스 프리버스와도 소통 채널을 현재까지 유지 중인 것으로 전해진다.
아울러 트럼프 당선인의 측근과 인연이 있는 나경원, 윤상현 국민의힘 의원도 특사 후보로 거론된다. 나 의원 역시 해커티 상원의원과 친분이 있고 윤 의원은 엘브리지 콜비 전 국방부 전략·전력개발 담당 부차관보 등과 현재도 소통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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