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금강산·개성공단에 군대 전개 및 NLL 이남 사격훈련 가능성"
전경주 국방연구원 연구위원 "김정은 지시·개정 헌법 이행 지속"
"美대선 직후 한반도 안정 관련 미중 정상 간 대화 타진해볼 필요"
- 박응진 기자
(서울=뉴스1) 박응진 기자 = 남북관계 단절을 진행 중인 북한이 앞으로 금강산이나 개성공단에 군대를 전개하거나 서해 북방한계선(NLL) 이남과 동해안에 항해금지구역을 선포하고 사격훈련 등을 실시할 수 있다는 국방부 싱크탱크의 관측이 나왔다.
전경주 한국국방연구원(KIDA) 연구위원은 6일 '북한 헌법 개정과 남북관계 단절: 북한의 예상 행동과 한국의 대응 방향' 보고서에서 "북한 당국은 김정은의 지시와 개정된 헌법의 내용을 지속해서 이행하는 조치들을 실행할 가능성이 크다"라면서 이처럼 밝혔다.
전 위원에 따르면 북한은 2020년 6월 남북공동연락사무소를 폭파한 뒤 △금강산·개성공업지구 군대 전개 △비무장지대(DMZ) 초소 진출 △접경지역 군사훈련 △대남전단 살포 지원 등 네 가지 행동계획을 예고했었다.
그로부터 일주일 만에 김정은 노동당 총비서가 이를 보류시켰는데, 이 계획들을 이번에 재개할 가능성이 있다는 게 전 위원의 설명이다. 이 중 최전방 감시초소(GP) 복원 등 일부는 이미 이행되고 있기도 하다.
전 위원은 "12월부터 시작되는 동계훈련 기간 중에 접경지역 내 민감성이 높은 지역에서 훈련, 예를 들어 서해 NLL 이남과 동해안에 항해금지구역을 선포하고 사격훈련 등을 실시할 가능성이 있다"라고 봤다.
북한은 오는 2026년 초에 개최할 9차 당대회 이전에 '국방과학발전 및 무기체계 개발 계획'을 모두 이행하기 위해 한국과 국제사회에 위협이 되는 정찰위성, 극초음속 미사일, 다탄두개별재진입체(MIRV), 핵추진 잠수함 등의 개발·시험을 지속할 수도 있다.
전 위원은 "모두 개발이 어려운 만큼 한미동맹에 전략적 수준의 위협을 가할 무기체계"라면서 "러시아와의 군사협력을 통해 진척을 앞당길 가능성도 완전히 배제할 수 없다"라고 했다.
그는 북한이 우크라이나와 전쟁 중인 러시아에 다량의 포탄과 탄도미사일, 병력을 지원하고 있는 지금은 북한이 한반도에서 또 다른 충돌을 감수하기에 불리한 시기라고 진단했다.
이어 "그러한 취약성이 예견됐기 때문에, 더 한국과 철저히 단절하고, 방어태세를 강화하는 것일 수도 있다"라면서 "따라서 우크라이나 전쟁이 종료되지 않는 한, 북한이 한반도에서의 확전을 무릅쓸 가능성은 낮다"라고 부연했다.
그러면서 미국 대선 결과가 "북한을 한국과의 협상과 대화의 현장으로 돌아오게 할 수 있는 거의 유일한 변수"라면서, 북한이 대미 협상력을 높이기 위해 미국 본토에 위협을 가할 수 있는 무기체계의 시험에 나설 수 있다고 전망했다.
이에 따라 전 위원은 우리 군이 △북한이 한국을 조만간 공격할 의사가 있는 것으로 확대해석하는 것을 지양하고 △접경 지역에서 북한의 행동과 관련해선 정전체제를 관리하는 유엔군사령부를 효과적으로 활용할 것을 주문했다.
또한 북한이 야기하는 국지적 긴장이나 도발에 일일이 대응하기보다, 도상 혹은 실제 훈련·연습을 통해 북한이 추구하는 전략무기 관련 위협 억제와 대응에 더욱 집중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그는 "미국 대선 직후 한반도의 안정과 관련해 미국과 중국 정상 간 또는 고위급 대화를 중재해보는 방안을 타진해볼 필요가 있다"라며 "공조를 이끌 수 있는 어젠다를 제시해줄 수 있다면 이는 한국 정부 입장에서 큰 외교적 성과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pej86@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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