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불법전쟁'에 파병으로 답한 北…우크라 확전 '기로' 파장

전문가 "외화벌이·실전능력…김정은, 대가 원할 것"

(평양 노동신문=뉴스1) =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9일 "공화국 창건 75돌(9·9절) 경축 민방위 무력 열병식이 8일 수도 평양 김일성광장에서 성대히 거행됐다"라고 보도했다. [국내에서만 사용가능. 재배포 금지. DB 금지. For Use Only in the Republic of Korea. Redistribution Prohibited] rodongphoto@news1.kr

(서울=뉴스1) 정윤영 기자 = 북한이 끝내 '전쟁 국가'로 거듭나면서 한반도를 넘어 국제사회 안보지형에 큰 파장이 일고 있다.

국가정보원은 북한이 지난 8일부터 러시아 파병을 위한 특수부대 병력 이동을 시작했다고 18일 밝혔다. 북한 특수부대 1500여명은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로 1차 이송 완료됐고, 조만간 2차 수송 작전이 진행될 예정이다.

북한군의 파병은 지난 6월 북러가 맺은 '포괄적 전략 동반자 관계 조약'에 따라 예견된 수순이었다.

당시 북한과 러시아는 새 조약에서 "쌍방 중 어느 일방이 개별적인 국가 또는 여러 국가들로부터 무력침공을 받아 전쟁상태에 처하게 되는 경우 타방은 유엔헌장 제51조와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과 러시아연방의 법에 준하여 지체없이 자기가 보유하고 있는 모든 수단으로 군사적 및 기타 원조를 제공한다"라고 명시했다. 그 때문에 북한군의 파병 역시 '시간문제'라는 관측이 제기돼 왔다.

북한이 러시아의 불법 전쟁에 무기 지원을 넘어 병력까지 파병하는 것은 불법 전쟁에 동참을 하게 되는 것을 의미한다. 북한군의 파병 배경에는 북러를 확실한 군사 동맹국으로 확립시키려는 의지와 북한이 간절히 바라는 외화벌이, 식량, 기름 지원 등 모종의 거래가 있었을 것이란 의혹이 제기된다.

북한은 지난해 러시아와 '역대급' 밀착을 강화한 뒤 상당한 양의 무기를 지원하며 노골적으로 러시아 편을 들어왔다. 북한은 그간 122mm·152mm 포탄 총 800여만발과 불새-4 대전차 미사일, KN-23 등 단거리 탄도미사일, RPG 대전차 로켓 등을 러시아에 지원한 것으로 추정된다.

북한이 러시아와 불법 밀착을 하고 피를 흘리는 혈맹으로 거듭나는 것은 국제정세, 한반도 정세에 있어 단순하게 볼 문제는 아니다.

당장 러북간 군사협력으로 러시아는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회원국들의 우크라이나전 참전을 막을 명분이 없어 확전 가능성이 일차적으로 제기된다. 이에 러시아는 북한의 파병설을 '가짜뉴스'라고 부인해 왔고, 북한의 경우 관련 사실에 일체 대응하지 않아왔다.

러시아가 북한의 파병에 대한 '반대급부'를 첨단 군사 기술 이전이나 무기체계 개발 지원으로 한반도 안보 위협 요인이 될 수 있다.

전문가들 역시 김정은 노동당 총비서가 병력 파병을 대가로 계산기를 두드리고 있을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문성묵 한국국가전략연구원 통일전략센터장은 "김정은은 푸틴의 청구서에 화답을 했으니 이제 김정은도 푸틴에게 무언가를 요구할 수 있게 됐다"고 언급했다.

문 센터장은 "과거 우리 정부는 러시아에 선을 넘는 행동을 하지 말라고 경고를 한 적이 있었는데, 북러간 군사 협력으로 우리로서는 러북간 움직임을 예의주시하면서 우크라이나에 대한 살상무기 지원 여부를 검토할 선택지가 생겼다"라고 말했다.

홍석훈 국립창원대 국제관계학과 교수도 "전쟁에 참전하면서 여러 가지 부가가치를 얻는데, 대북 제재에서 막혀 있는 상황에서 군대를 파병하는 건 분명히 러시아로부터 받는게 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미국은 대선 탓에 11월 이에 선거 이후에나 움직일 수 있을텐데, 우크라이나 러시아 전쟁이 확전 가능성이 더 커지면서 국제질서와 안보 지형에 큰 흔들림이 올 수도 있다"라고 내다봤다.

yoonge@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