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군 러시아 파병', 도박이냐 선전이냐…파장은 지속

한미는 "동향 주시"…전투병 파병시엔 논란 확대 불가피

(평양 노동신문=뉴스1) = 북한군의 열병 행진 모습. [국내에서만 사용가능. 재배포 금지. DB 금지. For Use Only in the Republic of Korea. Redistribution Prohibited] rodongphoto@news1.kr

(서울=뉴스1) 정윤영 기자 = 우크라이나가 북한군이 러시아에 1만 명의 병력을 파견할 예정이라고 주장하고 나섰다. '설'(說)은 계속되지만 한미는 아직 구체적인 동향을 확인하지 못하는 상황이다.

북한이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전쟁에 참전하기 시작했다는 주장은 우크라이나 현지 매체에서 처음으로 제기됐고, 영국 BBC 등 외신 역시 관련 정황을 보도하고 있다.

이후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도 정보기관으로부터 일부 북한군 장병들이 러시아가 점령한 우크라이나 영토에 있다는 정보를 입수했고, 최종적으로는 규모가 1만 명에 달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반면 러시아는 이를 '가짜뉴스'라고 부인하고 있고, 북한은 관련 사실에 일체 대응하지 않고 있다.

북한은 지난해 러시아와 '역대급' 밀착을 강화한 뒤 상당한 양의 무기를 지원하며 노골적으로 러시아 편을 들고 있다. 그 때문에 북한군의 파병 역시 '시간문제'라는 관측도 있었지만, 실제 전투병이 파병되는 것은 국제정세, 한반도 정세에 있어 단순하게 볼 문제는 아니다.

북한군의 파병 근거는 지난 6월 북러가 맺은 '포괄적 전략 동반자 관계 조약'을 들 수 있다. 북한과 러시아는 새 조약에서 "쌍방 중 어느 일방이 개별적인 국가 또는 여러 국가들로부터 무력침공을 받아 전쟁상태에 처하게 되는 경우 타방은 유엔헌장 제51조와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과 러시아연방의 법에 준하여 지체없이 자기가 보유하고 있는 모든 수단으로 군사적 및 기타 원조를 제공한다"라고 명시했다.

조약상으로는 전투병과 '지원 인력'을 모두 보낼 수 있게 돼 있다.

전투병이 파병된다면 한국의 입장에선 중장기적 부담 요인이 된다. 북한군이 신형 무기를 전장에서 시험하고 이를 통해 개량에 속도를 내면 안보 위협 요인이 된다. 러시아의 무기를 북한군이 경험하게 되는 것도 마찬가지 맥락으로 볼 수 있다.

또 북한군이 현대전에 처음으로 참전해 실전 능력을 얻게 되는 점도 문제다. 북한이 이를 한반도 내에서의 각종 도발에 활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아울러 러시아가 북한의 파병에 대한 '반대급부'를 첨단군사기술이나, 남북 간 군사적 갈등에 더 깊게 관여하는 방식으로 제공할 경우 역시 안보 위협 요인이 된다.

두진호 한국국방연구원(KIDA) 국제전략연구실장은 "북한의 특별군사작전 참전은 북한군의 실전 전투 감각 배양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이며, 러시아와의 연합 작전을 통해 초보적 수준의 연합방위태세 및 상호운용성을 확립하는 계기가 될 수 있다"라고 분석했다.

박원곤 이화여대 북한학과 교수는 "아직 비준은 안 됐지만, 북러가 조약을 하나의 대외 명분으로 삼을 수는 있을 것"이라면서 "비인간적인 반인권적인 처사지만 (파병설이 사실이라면) 러시아는 북한군을 훈련시키고 최전선에 내보내 '총알받이'로 사용할 가능성도 있다"라고 전했다.

건설 및 전후 복구 등 '지원 사업'에 병력이 투입되는 것은 전투병 파병과는 상황이 조금 다르다. 북한은 이를 통해 '외화벌이'에 더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전후 복구 사업에 대한 러시아의 수요가 큰 만큼, 북한이 과거 민간 노동자를 파견했을 때보다 더 많은 임금을 받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현재 한미는 우크라이나의 주장이 어느 정도 사실인지를 면밀히 들여다보고 있다. 우크라이나가 국제사회의 여론을 의식해 '선전'을 하고 있을 가능성도 있기 때문이다.

다만 어느 쪽이든 북한과 러시아의 밀착이 더 강화될 계기가 되는 것은 사실일 것으로 보인다. '신냉전' 구도를 심화하고 싶은 북러 밀착이 장기화하는 결정적 계기가 될 수도 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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