軍 "김여정, 사진도 제대로 못찍은 군부 잘못 덮어주는 발언"(종합)

김여정, '동해선 폭파 영상 도용' 지적에 "보기 좋아 썼다" 조롱
軍 "북한 시스템 정상 작동 안한단 느낌…北사회 경직성 보여줘"

(평양 노동신문=뉴스1) = 17일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 1면에 실린 조선중앙통신사 보도 사진. 지난 15일 합동참모본부가 촬영한 영상을 무단 캡처한 것으로 보인다. [국내에서만 사용가능. 재배포 금지. DB 금지. For Use Only in the Republic of Korea. Redistribution Prohibited] rodongphoto@news1.kr

(서울=뉴스1) 박응진 유민주 임여익 기자 = 김여정 북한 노동당 부부장이 북한 매체의 우리 군 촬영 영상 무단 도용 지적에 반발한 것을 놓고 우리 군은 "사진도 제대로 찍지 못한 북한 군부의 잘못을 덮어주기 위한 발언"이라고 받아쳤다.

군 관계자는 18일 기자들과 만나 "김여정이 이렇게 사소한 것까지 나서는 것을 보면 북한의 시스템이 정상적으로 작동하지 않고 있다는 느낌"이라며 "북한 사회의 경직성을 보여준다"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김여정이 한국 매체들이 합법적으로 사진 등을 사용하는 걸 몰라서 우리 매체를 언급했을 수 있는데, 북한의 보고체계가 제대로 작동 안 해서 그런 언급을 했다고도 볼 수 있다"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북한이 현재 가입한 국제조약들이 무엇인지 확인해보고 있는데, 가입하지 않았으면 (조약 사항들을) 지킬 의무도 없으니 (그에) 해당하는지 살펴보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앞서 북한 매체들은 지난 15일 단행한 경의선·동해선 남북 연결도로 북측 구간 폭파 소식을 전하면서 우리 합참이 촬영해 언론에 공개한 영상을 갈무리한 사진을 보도했다. 이를 두고 북한이 저작권을 침해했다는 지적이 나왔다.

이에 김 부부장은 18일 조선중앙통신을 통해 발표한 담화에서 "우리가 단행한 폭파 조치가 무엇을 의미하는지, 얼마나 엄중한 안보 위기가 매달렸는지 사태의 본질은 간데없고 '사진 논란'을 부르는 행태가 진짜 멍청하기 그지없다"라고 말했다.

김 부부장은 "멍청이들이 알아들을 수 있게 말해준다면 미국 NBC방송, 폭스뉴스, 영국의 로이터통신과 같은 세계의 각 언론들이 보도한 동영상 중의 한 장면을 사진으로 썼다"라고 인정했다.

그러면서 "그러한 각도에서 우리가 찍을 수가 없는 것이고 또 구도상으로나 직관적으로 보기에도 좋고 우리의 의도에 썩 맞더라니 쓴 것이다"라며 남북 연결도로 폭파가 '보기 좋았다'라는 투로 조롱했다.

김 부부장은 남한 언론들도 자신들의 사진과 영상을 무단으로 사용하고 있다면서 "저들이 할 때에는 아무 탈 없고 우리가 할 때에는 국제법이요, 저작권이요 하는 잣대를 들이대는 것은 후안무치하고 몰상식하다"라며 "바로 이것이 국제법과 국제적인 기준, 원칙과 보편적 가치를 저들에게 유리하게 마구 악용하면서 남을 해치는 세상에 유일, 대한민국 특유의 술법"이라고 비난했다.

김인애 통일부 부대변인은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김 부부장의 '한국 언론의 저작권 위반' 주장은 "전혀 근거 없다"라고 일축했다.

김 부대변인은 "조선중앙통신 자료는 우리 언론사가 일본 중개인을 통해 저작료를 지불한 뒤 합법적으로 사용하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오히려 우리 저작물을 무단으로 사용하는 것은 북한"이라며 "북한은 베른 협약 가입국으로서 책임 있는 태도를 보여야 한다"고 촉구했다.

pej86@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