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국정원 요원 2명, 임무 수행 중 네팔서 산사태로 순직

지난달 말 22년 만의 폭우로 산사태 발생…숙소 머물다 참변

ⓒ News1 윤주희 디자이너

(서울=뉴스1) 박응진 허고운 기자 = 국가정보원 요원 2명이 지난달 네팔에서 발생한 산사태로 목숨을 잃은 안타까운 사고가 났다.

8일 뉴스1 취재를 종합하면 지난달 말 국정원 공작관에 대한 근접경호 등을 위해 네팔에서 특수임무를 수행하던 정예요원 2명이 순직했다.

이들 2명의 요원은 숙소에 머물다 인근에서 발생한 산사태에 휩쓸려 숨진 것으로 전해졌다. 이들과 함께 임무를 수행하던 공작관은 사고 발생 당시 다른 곳에 있어 변을 피했다고 한다.

당시 네팔엔 22년 만의 기록적인 폭우로 곳곳에서 홍수와 산사태가 났다. 이 때문에 네팔 수도 카트만두를 중심으로 전국에서 200명이 넘는 사망자가 발생하고, 수십 명이 실종됐다.

숨진 요원 2명은 육군 특수전사령부 707특수임무단 부사관 출신의 정예요원들로, 나란히 국정원에 임용됐다. 707특임단 출신들은 국정원에서 주로 경호 등 지원 업무를 맡는다.

공작관은 해외 거점 도시에 투입돼 공작원이나 공작망을 통제하는 역할을 하는데, 네팔에 투입된 공작관의 경우 최근 정보사령부 군무원의 '블랙요원 명단 유출' 사건으로 인해 허술해진 정보망을 다시 구축하는 임무를 맡았단 얘기도 나오고 있다.

순직 요원 2명의 장례식은 최근 경기도의 한 대학병원 장례식장에서 진행됐다.

이번 사고로 국정원의 '이름 없는 별'이 늘어날지도 주목된다. 국정원 청사에 있는 이름 없는 별은 순직 요원들을 기리는 조형물이다. 국정원의 임무특성상 이름이나 직책 없이 은색 별로만 새겨진다. 조형물엔 '소리 없이 별로 남은 그대들의 길을 좇아 조국을 지키는 데 헌신하리라'는 국정원의 다짐이 쓰여 있다.

pej86@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