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쓰레기 풍선에 수소·화약…軍 "폭발할 수준은 아니다"(종합)
안전한 헬륨 대신 저렴한 수소로 채워
"산에 떨어지면 산불 발생할 가능성"
- 허고운 기자
(서울=뉴스1) 허고운 기자 = 북한이 남쪽을 향해 날려 보내는 쓰레기 풍선이 발열 타이머와 화약에 의해 터지며 쓰레기를 뿌리는 방식으로 파악됐다. 또 풍선에는 수소가스를 채운 것으로 확인됐는데, 군은 풍선 내부의 화약이나 수소가 폭발을 일으킬 수준은 되지 않는다고 평가했다.
6일 국방부가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채현일 더불어민주당 의원에게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북한은 지름 3~4m 크기 고무풍선에 쓰레기, 비닐, 거름 등을 담은 비닐봉지를 매달아 쓰레기 풍선을 만들었다.
풍선과 봉지 사이에는 건전지로 작동하는 발열 타이머가 달렸다. 발열 타이머는 봉지에 허리띠처럼 둘러진 화약띠와 연결됐는데, 풍선이 부양된 후 일정 시간이 지나면 전선에 전기를 흘려보내 불꽃을 일으킨다. 이 불꽃으로 화약띠가 터지면서 쓰레기가 공중에서 뿌려지는 방식이다.
고무풍선은 수소 가스로 채운 것으로 파악됐다. 수소는 일반적으로 기구를 띄울 때 쓰는 헬륨 가스에 비해 10분의 1 수준으로 저렴하지만, 불이 붙으면 폭발하는 성질이 있어 위험성이 있다. 풍선 재질은 천연고무인 것으로 확인됐다.
일각에서는 북한이 쓰레기 풍선을 이용해 화재를 유발할 수 있는 데다 풍선에 생화학 물질 등을 담아 무기화할 경우 우리 국민 생명에 위협을 가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이와 관련 이성준 합동참모본부 공보실장은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쓰레기 풍선에 부착된 발열 타이머가 적재물을 분리시키는 과정에서 열선을 작동시킨다"라며 "열선에 부착된 화약 성분이 주변에 불이 붙는 물질이 있을 경우 화재를 일으킬 수 있다"라고 말했다.
이 실장은 다만 "발열 타이머에 열을 발생시키는 데 도움을 주는 화약 성분이 있으나 이것이 폭발을 일으킬 수준은 아닌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라며 "그래서 폭발이나 '펑' (하고 터진다는) 보도는 잘못된 표현"이라고 밝혔다.
이 실장은 "예를 들어 성냥에 불이 붙는다고 해서 그것이 성냥이 폭발했다고 하지 않듯이 아주 미량의 화약 성분이 비닐을 녹이는 데 도움을 주는 성격으로 이해하면 좋다"라고 덧붙였다.
그는 또 "(쓰레기 풍선이) 산에 떨어지면 산불이 발생할 수 있다"라며 "군은 유관기관과 정보를 공유하고 국민들에게 사실을 신속히 알리고 있고, 산불이 발생하게 되면 관련 기관에서 신속히 진압할 것으로 예상한다"라고 말했다.
합참에 따르면 북한은 이날 오전 대남 쓰레기 풍선 살포에 나섰다. 현재 풍향을 고려하면 쓰레기 풍선은 경기도 및 수도권 지역으로 이동할 가능성이 있다.
북한의 쓰레기 풍선 부양은 지난 5월 28일 1차 '오물풍선'을 살포한 이후 25번째 풍선 도발이다.
이 실장은 '북한이 아직도 선을 넘지 않았다고 판단하고 있느냐'는 질문엔 "선을 넘고 넘지 않고는 판단할 것이고 그에 대한 조치도 시행할 것"이라며 "구체적인 사항에 대해선 미리 말하기 어렵다"라고 답했다.
우리 군은 지난 9월 3일 "북한의 쓰레기 풍선으로 인해 우리 국민 안전에 심각한 위해가 발생하거나 선을 넘었다고 판단될 경우 단호한 군사적 조치를 시행할 것"이라고 경고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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