軍 떠나는 부사관, 임관자 두배 넘는다…신규 군무원 40%는 휴·면직

중·상사 중도전역 신청 역대 최대
유용원 의원 "정부 재원 투입 절실"

20일 충북 괴산 육군학생군사학교에서 열린 '2024년 대한민국 육군장교 통합 임관식'에서 임관 장교들이 임관선서를 하고 있다. (육군 제공) 2024.6.20/뉴스1

(서울=뉴스1) 허고운 기자 = 올해 육군에 새로 임관한 부사관의 두 배가 넘는 인원이 군을 떠난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3년간 육군 전방부대에 배치된 신규 임용 군무원 중 40% 이상이 휴직이나 면직을 하는 등 인력 유지가 어려운 상황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7일 국회 국방위원회 소속 유용원 국민의힘 의원이 국방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올해 9월 기준 2024년 육군에서 전역한 총 부사관 인원은 3170명이었다. 반면 신규로 임관한 부사관(하사)은 1280명에 그쳤다. 창군 이래 역대 최고 격차를 기록한 것이다.

아직 정년이 남았는데도 불구하고 본인의 희망에 따라 중도 전역을 신청한 육군 중·상사 계급 인원도 2021년 658명, 2022년 895명, 2023년 1275명으로 매년 꾸준히 증가 추세를 보였다. 올해 8월 기준 전역을 신청한 중·상사는 이미 1204명이다.

군 간부 중도 이탈 현상은 장교 계층에서도 발생하고 있다. 임관과 동시에 10년 장기복무자로 분류되는 사관학교 출신 대위 장교들의 5년 차 중도전역 지원자 수를 분석한 결과 육군사관학교 출신은 2023년 29명에서 2024년 56명으로 약 1.9배 늘었다.

같은 기간 해군사관학교 출신은 13명에서 29명으로 약 2.2배, 공군사관학교 출신은 6명에서 23명으로 약 3.8배 증가했다.

군에서 4만여 명 규모를 차지하는 군무원 계층의 중도 이탈도 심각한 상황이다. 2021년부터 2023년까지 3년간 육군의 전방부대에 보직된 총 3514명의 신규 임용 군무원 중 648명은 휴직을 신청했고 896명은 면직했다. 무려 44%에 달하는 인원이 휴·면직을 신청해 남은 간부들의 업무 가중도가 높아지고 있다.

하사와 소위 등 초급간부 모집에도 빨간불이 켜진 상황이다. 하사·소위 선발 경쟁비는 그동안 약 3대 1의 수치를 기록해 왔었다. 하지만 올해 전반기 기준 육군 부사관은 1.9대 1, 육군 ROTC 장교후보생은 1.8대 1로 각각 역대 최저 수치를 기록했다.

이러한 문제로 야전부대는 간부 유지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일부 병과의 경우 정원 대비 실제 간부 보직률이 현저히 낮아 정상적인 임무 수행에 제한이 많은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로 육군 항공정비 직렬 부사관 계급별 편제 대비 실제 보직률을 조사한 결과 중사는 정원의 85.6%, 하사는 61.7%의 인력을 유지하고 있었다.

유 의원은 "내년도 병장 급여와 각종 세금을 제한 초임 하사 계급의 실수령을 비교해 보면 역전 현상이 일어나 상대적인 박탈감을 하소연하는 군 간부들이 많아졌다"라며 "간부 본인들의 처우는 몇 년째 제자리걸음인데 병사들의 처우만 계속 나아지고 있으니 간부들이 불만을 느낄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유 의원은 "경제적 처우 개선을 통한 유인책이 시급한데 지속적으로 문제가 제기되고 있는 당직근무비와 간부훈련급식비, 주택수당 등의 예산이 올해 규모로 동결될 가능성이 크다"라며 "군 내부 간부들 사이에서 '이러다 다 망하게 생겼다'라는 말이 공공연하게 돌 정도로 심각한 상황"이라고 우려했다.

그는 또 "우수한 자질을 갖춘 초급간부 선발과 군에서 풍부한 경험을 갖춘 간부들이 경제적 걱정 없이 계속 복무할 수 있도록 정부는 재원 투입이 절실한 상황"이라고 강조했다.

hgo@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