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쪽진 머리·비녀·곤룡포 원더풀"…유엔 대사들 한복 입고 런웨이에

韓 유엔대표부 국경일 리셉션서 패션쇼
인권이사국 선거 앞두고 '소프트 외교'

미국 뉴욕 주유엔 한국대표부에서 열린 국경일 행사에서 '한복 패션쇼' 참가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황준국(하늘색 한복) 주유엔 한국대사.(주유엔 한국대표부 제공)

(서울=뉴스1) 노민호 기자 = 미국 뉴욕에 자리한 주유엔 한국대표부 건물에서 최근 눈길을 사로잡는 특별한 '한복 패션쇼'가 열렸다.

주유엔 대표부는 지난 4일(현지시각) 매년 개천전을 즈음해 개최하는 국경일 리셉션을 계기로 한복 패션쇼를 진행했다.

이날 행사엔 각국 대사급 외교관을 비롯해 유엔대표부 고위 간부 등 200여 명이 참석한 것으로 전해진다.

특히 이번 행사엔 각국 외교관들과 함께 가족들도 자리했는데, 이들이 한복을 직접 입고 런웨이에 '깜짝' 등장하는 이벤트가 진행됐다.

우리 한복의 고운 빛깔과 자태를 뽐내며 참석자들이 런웨이에 모습을 드러내자 행사 장소에 자리한 사람들의 박수갈채가 나온 것으로 알려졌다.

야쿠프 쿨하네크 주유엔 체코대사는 조선시대 왕 옷차림을 했으며, 분홍빛 한복을 입은 주유엔 오스트리아 대사 가족 등이 특히 반응이 좋았던 것으로 전해진다.

조선시대 왕 옷차림으로 등장한 야쿠프 쿨하네크 주유엔 체코대사.(주유엔 한국대표부 제공)

타국 외교관들이 직접 한복을 입고 패션쇼에 참석한 것은 이번이 처음인 것으로 알려졌다. 우리 대표부가 기획한 '소프트 외교'의 일환이라는 분석이다.

한국은 오는 10일 유엔 인권이사회(UNHRC) 이사국 선거를 앞두고 막바지 외교전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날 행사엔 선거업무를 담당하는 외교관들도 초청된 것으로 알려졌는데, 자연스럽게 한국에 대한 지지를 호소하는 자리가 됐다.

분홍빛 한복을 입은 주유엔 오스트리아 대사 가족.(주유엔 한국대표부 제공)

황준국 주유엔 대사는 이날 리셉션에서 "한국의 역사적 경험에 비춰볼 때 평화, 경제 발전, 인권은 불가분의 관계에 있다"라며 "한국 현대사에 기초한 특유의 공감(empathy) 능력을 발휘해 이를 증진하는 것이 우리의 안보리 이사국을 포함한 유엔 활동의 목표"라고 밝혔다.

유엔 인권이사회 이사국은 3년 임기에 1차례만 연임할 수 있다. 이 때문에 연임에 성공한 이사국은 대개 1년 정도 휴지기를 보낸 뒤 다음 이사국 선거에 입후보한다.

우리나라의 경우 △2006~08년 △2009~11년 △2013~15년 △2016~18년, 그리고 △2020~22년 이사국 수임에 이어, 지난 2022년에 △2022~25년 이사국 선거에 도전했다가 처음으로 낙선한 바 있다.

'한복 패션쇼' 참가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주유엔 한국대표부 제공)

ntiger@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