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걸음 쇼' 벙커버스터 현무-5…北보다 탄두 중량·기동성 월등

세계에서 가장 무거운 탄두…9축 길이 극복 위해 사선기동

1일 경기도 성남시 서울공항에서 열린 제76주년 국군의 날 기념식에서 고위력 탄도미사일 '현무-5'등이 포함된 한국형 3축 체계 제대가 분열하고 있다. 2024.10.1/뉴스1 ⓒ News1 김도우 기자

(서울=뉴스1) 허고운 기자 = 우리 군이 1일 제76주년 국군의 날 기념행사에서 처음으로 실물을 공개한 현무-5는 세계에서 가장 무거운 수준의 탄두를 가져 '괴물 미사일'로 불린다. 이 미사일은 북한이 최근 공개한 신형 전술탄도미사일 '화성포-11다-4.5'와 비교해도 위력과 기동성이 월등히 뛰어나다.

이날 경기도 성남 소대 서울공항에서 등장한 현무-5는 이동식 발사차량(TEL) 위에 원통형 발사관(캐니스터)이 얹어진 형태였다. 해당 차량은 9축에 바퀴가 18개로, 일반 차량과 달리 바퀴 전체를 45도 등으로 틀어 '게걸음'하듯이 움직이는 측면기동능력을 선보이기도 했다.

현무는 우리 군이 자체 개발한 대표적인 미사일이다. 현무-1은 모두 퇴역했고, 현무-2 시리즈는 단거리 탄도미사일, 현무-3 시리즈는 순항미사일이다. 현무-4 시리즈는 현무-2를 개량한 탄도미사일로 지대지, 함대지, 잠수함발사 버전이 있다.

특히 현무-4부터는 'K-벙커 버스터'로서 개발되기 시작했다. 현무-4의 탄두 중량은 2톤으로 외기권(고도 500~1000㎞)까지 올라갔다가 운동에너지를 이용해 극초음속으로 하강하도록 설계됐다. 강화 콘크리트 기준 관통능력은 24여m다.

이번에 첫선을 보인 현무-5의 탄두 중량은 이보다 4배나 무거운 8톤에 달한다. 탄두 중량 8톤은 세계 최고 수준이다. 현무-5의 대(對) 벙커 관통력은 전술핵에 버금간다. 사거리는 탄두 중량에 따라 △600㎞(6톤) △300㎞(8톤) 등으로 현무-4보다 줄어들지만, 종심이 짧은 한반도에선 우리 측 후방에서도 현무-5를 통해 평양을 타격할 수 있다. 관통능력은 수백m 수준으로 알려졌다.

1일 경기도 성남 서울공항에서 열린 건군 제76주년 국군의 날 기념식에서 '괴물 미사일'로 불리는 지대지 미사일 현무-5가 분열하고 있다. 2024.10.1/뉴스1 ⓒ News1 김도우 기자

또한 현무-5는 탄두 중량을 1톤 정도로 줄일 경우엔 사거리가 5000㎞ 이상이 될 수 있을 것으로 추정된다. 중거리 탄도미사일(IRBM·사거리 3000~5500㎞)급 이상의 성능을 발휘할 수 있는 셈이다.

우리 군이 현무-5를 공개한 건 북한을 향해 기술적 우위를 과시하는 의도도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북한은 지난달 19일 김정은 노동당 총비서 참관하에 신형 전술탄도미사일 '화성포-11다-4.5'를 시험발사한 사실을 공개했다. 화성포-11다-4.5는 4.5톤급 탄두를 장착해 우리 군의 현무-4에 맞먹는 위력을 가진 것으로 평가된다.

우리 군은 현무-5의 개발을 마치고 양산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핵무기를 제외하면 세계에서 가장 강력한 미사일을 우리 군이 갖고 있다는 점을 이번 행사를 통해 다시 강조한 것으로 평가된다.

현무-5의 기동성도 북한의 무기와는 차별화된다. 현무-5 차량은 9축으로 길이가 일반 TEL보다 훨씬 길다. 보통의 기술이라면 어지간한 폭의 도로의 곡선을 이동할 수 없지만, 현무-5는 바퀴 자체를 틀어서 움직이는 방식을 선보였다.

북한은 현무-5의 TEL과 비슷한 '게걸음' 방식을 아직 보여주지 못했다. 북한은 지난달 12축 24륜 TEL을 공개했는데, 이는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나르는 목적으로 보인다. 북한이 과거 ICBM을 평양 순안공항에서만 쏜 이유는 TEL의 기동성이 부족해서란 얘기도 있다.

hgo@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