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 APEC 때 한중정상회담 열리나…내년 시진핑 방한 가능성도(종합)

조태열-왕이, 45분간 회담…"하반기 다자회의서 고위급 교류"

조태열 외교부 장관, 왕이 중국 공산당 중앙정치국 위원 겸 외교부장이 28일(현지시간) 뉴욕에서 양자회담을 실시했다. (외교부 제공)

(서울=뉴스1) 정윤영 기자 = 한중 외교수장이 오는 11월 페루에서 열리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에서 한중 정상회담을 추진하는 방안을 논의했다.

29일 외교부에 따르면 조태열 외교부 장관은 28일(현지시각) 왕이 중국 공산당 중앙정치국 위원 겸 외교부장과 약 45분간 만나 11월 APEC 정상회의 등 올해 하반기 다자회의에서 고위급 교류를 이어나가기로 합의했다. 또 왕 부장은 내년 한국의 APEC 의장국 역할을 전적으로 지지한다고 하면서 경주 APEC 정상회의가 풍성한 성과를 거둘 수 있도록 적극 협력하겠다고 했다.

한중 정상회담이 성사될 경우 지난 2022년 이후 약 2년 만에 윤석열 대통령과 시진핑 국가주석간 만남이 이뤄지는 것이다.

내년 경주에서 개최되는 APEC 정상회의를 계기로 시 주석이 11년 만에 방한할 가능성도 열려 있다. 왕이 부장은 이달 초 방중한 국회 한중의원연맹 소속 의원들과 만나 경주 APEC 정상회의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방한에 좋은 계기가 되길 바란다는 입장을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시 주석이 마지막으로 방한한 것은 박근혜 정부 때였던 2014년 7월이다.

이날 양측은 올해 들어 한중간 고위급 교류가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음을 평가하면서 고위급 협의에서 실질적인 성과를 거둘 수 있도록 긴밀하게 협의해 나가기로 했다. 또 정부 차원의 협력뿐만 아니라 지방정부‧의회‧학술 분야 교류 및 인적교류도 더욱 활성화해 나가기로 했다.

조 장관은 왕 부장이 최근 중국을 방문한 한중의원연맹 대표단을 직접 환영해 준 데 대해 사의를 표하고, 한중우호미래포럼의 성공적 개최를 위해 긴밀히 협력해 나가자고 했다. 이 포럼은 지난 2022년 11월 한중 정상회담 합의사항으로, 양국의 정부‧학계‧민간인사들이 참여하는 1.5 트랙 대화 형식으로 개최가 추진되고 있다.

양측은 경제협력이 서로의 경제와 민생에 기여하는 중요한 기초라는 공감대 속 실질협력의 모멘텀을 지속 강화해 나가기로도 했다. 왕 부장은 한중 양국이 역내 주요 경제강국으로서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경제통합을 위해 적극 협력해 나갈 필요가 있다고 언급했다.

양 장관은 한반도 문제에 대해서도 논의했다. 조 장관은 북한이 잇따라 탄도미사일을 발사하고 우라늄 농축시설을 공개하는 한편 10월 초 최고인민회의시 헌법 개정을 통해 각종 도발을 예고하는 등 미국 대선을 앞두고 북한의 위협이 가중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조 장관은 이 같은 상황에서 한중 양국이 고위급.회의를 통해 전략적 소통을 이어가고 있는 것은 의미가 크다고 강조하고, 중국 측의 한반도 문제에 대한 건설적 역할을 당부했다.

이에 대해 왕 부장은 한반도의 평화와 안정을 유지하는 데 양국이 공동이익을 가지고 있다고 하면서, 중국 측은 앞으로도 건설적 역할을 지속하겠다고 했다.

아울러 조 장관은 탈북민 보호에 대해 우리 정부가 부여하는 중요성을 강조하고, 중국 측의 각별한 관심과 협조를 요청했다.

한편 조 장관은 지난 5월 중국 베이징을 시작으로 7월 라오스 비엔티엔과 이번 뉴욕에서 왕 부장과 세차례 회담을 갖는 등 소통을 이어가고 있다. 이런 가운데 왕 부장은 상호 편리한 시기에 한국을 방문해 조 장관과 전략적 소통을 이어나가길 희망한다고 했다.

yoonge@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