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전문가 "해리스 당선돼도 한미 긴장 요인 존재"

美 대선 이후 차기 행정부의 '핵 정책' 전망

26일 오전 서울 중구 연합뉴스빌딩에서 세종연구소가 주최한 2024 한미핵전략포럼이 열리고 있는 가운데 제니퍼 린드 다트머스대 교수(좌측 세번째)와 데릴 프레스 다트머스대학 교수(좌측 첫번째)가 발표하고 있다. 2024.09.26./뉴스1ⓒ News1 정윤영 기자

카멀라 해리스가 당선되더라도 미중 안보 경쟁이 격화함에 따라 한미 간 긴장이 유발될 수 있다.

(서울=뉴스1) 정윤영 임여익 기자 = 제니퍼 린드 다트머스대 교수는 26일 오전 서울 세종연구소가 '미국 대선 이후 차기 행정부의 핵 정책 전망'을 주제로 개최한 2024 한미핵전략포럼에서 해리스의 승리가 한미동맹에 미칠 영향에 대해 이같이 전망했다.

그간 한국에서는 해리스 부통령이 11월 미 대선에서 승리할 경우 조 바이든 대통령의 외교 정책을 계승할 것이란 점에서 한미동맹이 지속되고 공고화할 것이라는데 큰 이견이 없었다.

그런데 린드 교수는 미중 경쟁이 격화하는 국면 속 한국이 미국 편에 서지 않을 경우, 이것이 잠재적으로 한미동맹에 있어 긴장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린드 교수는 "미국이 중국과의 경쟁에 '올인'할 경우 한미 간 긴장이 더욱 확대될 수 있다"라며 "만일 한국이 중립을 지키는 독자적인 노선을 채택할 경우 한미동맹은 지속되겠지만 미국 입장에선 중요도가 떨어질 수밖에 없다"라고 주장했다.

반면 '중국의 힘'을 견제하는 데 있어서 미국이 원하는 방향으로 한국이 지원에 나설 경우 미국 입장에선 한국과의 동맹이 중요해질 것이라고 린드 교수는 내다봤다.

린드 교수는 "해리스가 당선될 경우 한국 입장에선 일시적으로나마 바이든 정책의 변화가 '유예'된다는 차원에서 안도할 계기가 될 것"이라며 "다만 안도에 머무를 게 아니라 한미 양국 관계에 어떤 영향이 있을 것이고 어떻게 대응해야 좋을지 고민해야 한다"라고 했다.

이날 데릴 프레스 다트머스대학 교수는 트럼프 2기가 출범할 경우 일시적인 마찰이 존재할 수 있지만 미국의 '동아시아 포커스'는 유지될 것이기 때문에 트럼프 정권의 외교 정책 방향은 결국 한미동맹 강화로 이어질 것이라고 봤다. 미국의 강력한 확장 억제로 한미동맹이 더욱 공고화할 것이란 분석이다.

프레스 교수는 지난해 한미일 3국 정상이 체결한 워싱턴 선언이 동맹국들이 마주하는 난제를 해결하기에는 충분하지 않다면서 미국은 자국의 핵전력을 한반도에 전진 배치하거나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핵 공유 프로그램에 기반한 한국형 핵 공유 협정을 개시해야 한다고도 주장했다.

그러면서 북한의 핵전력이 성숙기에 도달하고 미국 본토가 위험에 놓이게 되면서 미국이 약속한 핵보장의 신뢰성에도 의문이 제기되고 있기에 한국은 더욱 신뢰할 수 있는 핵억제력을 미국에 요구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프레스 교수는 "현재 한반도를 둘러싸고 있는 상황은 과거 냉전 당시 그리고 유럽이 확장 억제력에 대해 우려했던 때와는 다르다"라며 "과거에는 미국이 실질적인 확장 억제력 제공하고 유럽 동맹국들을 안심시켰다. 똑같은 지혜를 갖고 이 문제에 대응한다면 앞으로의 강력한 한미동맹을 유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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