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 진단] "트럼프에 거듭된 잽 날린 해리스…우세승"
"첫 TV 토론에도 해리스 '성공적'…트럼프는 트럼프처럼 했어"
- 노민호 기자, 정윤영 기자
(서울=뉴스1) 노민호 정윤영 기자 = 오는 11월 미국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카멀라 해리스 미 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첫 TV 토론으로 맞붙었다. 전문가들은 해리스의 '우세승'에 힘을 실었다.
해리스와 트럼프는 10일(현지시각) ABC 주관 TV토론에서 경제와 외교 등 모든 분야에서 날 선 공방을 벌였다.
특히 트럼프는 "해리스는 마르크스주의자"라며 스탠퍼드대 경제학 교수였던 해리스의 부친까지 거론하는가 하면 인종 정책에도 의문 부호를 붙이며 사실상 인신공격을 서슴지 않았다.
북한 얘기도 나왔다. 해리스는 "트럼프가 김정은과 러브레터를 교환한 건 잘 알려진 사실"이라며 '독재자들과 친한 트럼프'의 이미지를 부각하기 위해 공세를 펼쳤다.
트럼프는 "중국과 북한은 날 두려워한다"라며 "지금 북한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를 보라"라고 반박했다. 자신의 대통령 재임 기간엔 북한의 '핵·대륙간탄도미사일 모라토리엄'(유예)이 이뤄졌는데, 지금은 그렇지 않단 것이다.
동시에 트럼프는 최근 '해리스 지지' 발언을 내놓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사례를 거론하기도 했다.
◇박원곤 "트럼프에 거듭된 잽(jab) 날린 해리스…우세승"
박원곤 이화여대 교수는 이번 TV토론과 관련해 "해리스가 선방했다"라며 "불법 입국자 문제 등 자신에게 불리한 의제가 나왔을 때 트럼프가 난처한 주제로 전환하는 태도가 눈에 띄었다"라고 말했다.
박 교수는 "특히 트럼프 행정부에서 일했거나 공화당 인사들이 트럼프를 지지하지 않는다는 얘기를 해리스가 할 때 트럼프가 버럭하는 모습 등 해리스는 계속 잽을 날리고 트럼프는 맞고 있는 모습"이었다고 진단했다.
이어 "주도권을 해리스가 계속 잡고 트럼프는 토론 시간 중 3분의 2를 방어하는 데 할애했다"라며 "마지막에 트럼프가 다시 분위기를 끌어오려 했다"라며 "전반적으로 해리스가 첫 토론이라는 불확실한 상황에서 상당히 잘했다"라고 강조했다.
◇차두현 "바이든과 달리 현안 답 내놓은 해리스…'성공' 평가"
차두현 아산정책연구원 수석연구위원도 "TV 토론을 처음 한 해리스는 바이든과 달리 차분하게 '현안에 대응할 수 있을까'에 대한 질문에 답을 내놓았다"라며 "해리스 쪽은 성공했다고 볼 수 있다"라고 말했다.
차 위원은 "해리스는 트럼프의 전반적인 페이스에 말리지 않았다"라며 "다만 해리스는 구체적인 비전을 제시 못한 측면이 있다"라고 봤다.
이어 "트럼프는 자기 방식대로 인신공격성 발언과 근거 없는 팩트로 자기주장만 강화하려 했다"라며 "그러나 이러한 모습의 정치 유불리를 따지기 위해선 조금 시간을 두고 봐야 한다. 합리적인 중도 유권자는 트럼프에 대해 거부감을 가질 수 있지만 극렬 지지자들은 트럼프에 대한 확신을 굳히는 계기가 될 수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차 위원은 "다만 분명한 건 트럼프 입장에선 지금과 같은 형식으로 토론이 진행된다면 다음 토론을 해야 하나 말아야 하나 고민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번 TV 토론 이후, 해리스는 트럼프에게 '2차 토론'을 즉각 요구했지만, 트럼프는 "해리스가 오늘 밤 패배했기 때문에 한 번 더 하길 원하지만 한 번 더 할 수 있을지는 모르겠다"라며 유보적인 입장을 취했다.
◇하상응 "TV 토론으로 선거 결과 예상은 자제해야"
하상응 서강대 교수는 "TV 토론으로 미국 대통령 선거 투표 결과가 바뀌었다는 과학적인 증거는 없다"라며 "트럼프 지지층과 해리스 지지층은 각자의 지지자들에게 '잘했다'라고 평가하는 게 일반적이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하 교수는 "다만 이번 TV 토론으로 '해리스는 토론을 잘 못할 것'이라는 의구심을 제기했던 사람들은 해리스가 이번 토론을 열심히 준비했다는 걸 확인할 수 있었을 것"이라며 "트럼프는 예전이나 지금이나 똑같은 모습을 보여줬기 때문에 놀라울 게 없었다고 봤을 것"이라고 전했다.
이어 "그럼에도 굳이 평가하자면 기대한 것에 비해 해리스는 잘했고 트럼프는 트럼프처럼 했다"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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