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태효 "트럼프 당선 시 안보우산 약화 가능성…방산엔 기회요인"

"김정은, 트럼프 쇼맨십 활용 통미봉남 전략 사용할 듯"

김태효 국가안보실 1차장./뉴스1 ⓒ News1 김민지 기자

(서울=뉴스1) 노민호 기자 = 김태효 국가안보실 1차장은 3일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오는 11월 대선에서 당선될 경우 "미국의 안보우산이 약화 가능성이 있다"라고 전망했다.

김 차장은 이날 '미국 대선과 한국 외교안보전략'을 주제로 세종연구소가 주최한 제1차 세종열린포럼 강연에서 이같이 말했다.

그는 "(트럼프는) 동맹은 철저하게 책임을 지고 비용을 분담해야만 미국과 같이 국제사회에서 협동할 수 있다는 좀 더 미국 중심주의적인 변질된 공화당 접근법을 꾀하고 있다"라고 분석했다.

김 차장은 또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재집권하면 방위산업 분야에서 미국이 동맹국에 기대거나 의지하는 비율을 떨어트릴 것이라며 "방위산업·공급망 자력회복에 초점을 둘 것"이라고 전망했다.

다만 "글로벌 방산시장에서 기회요인도 있다"며 '두 개의 전쟁'과 중국을 의식한 미국이 국방비 지출을 늘리면 한국의 방산기업의 미국 진출 가능성이 커지는 측면도 있다고 봤다.

김 차장은 민주당 대선 후보인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이 당선될 경우에 대해선 "해리스는 기존의 긴밀한 한미 방산협력 기조를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라고 전망했다.

그는 "결국 (한국이) 하기 나름"이라며 해리스 부통령이 당선되면 '예측성'을 기반으로 한 안정적인 대비를, 트럼프 전 대통령이 재집권할 경우 "위기와 기회요인이 극단적으로 병존하기에 좀 더 과감하고 정교한 전략이 필요하다"라고 말했다.

김 차장은 북한 문제에 대해선 트럼프 전 대통령이 '김정은과의 브로맨스'를 강조하고 있지만 지난 2019년 2월 베트남에서 열린 북미 정상회담의 '노딜' 이후 북한 정권에 대한 기대치가 상당히 낮아졌을 것으로 봤다. 그러면서 과거의 '핵능력 일부 동결-보상' 형식의 '스몰딜' 협상을 똑같이 재현하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김정은 북한 노동당 총비서의 경우, "트럼프의 쇼맨십 특징을 활용해 통미봉남(미국과는 대화하며 한국은 배제) 전략을 사용할 것"이라고 전망하면서 "트럼프든 해리스든 중장기적으로 북한 변화를 유도하는 데 있어선 한미가 공조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아울러 김 차장은 트럼프가 집권하면 대(對)중국 압박정책에 있어 한국에 대한 동참 요구가 분명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동중국해·남중국해 문제 인도·태평양 지역 전반에 있어 한국에 보다 분명한 입장과 기여에 대해 공화당이 요구할 가능성이 민주당보다는 클 것"이라고 말했다.

ntiger@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