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금씩 전세 뒤집는 해리스…부각되는 '대세론'에 韓 '일단 안심'

미 대선 2개월 앞두고 트럼프에 '7%p 우위' 여론조사 결과도 나와
한미 공조·정책 연결성으로 '안정적 외교' 가능

카멀라 해리스 미국 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 ⓒ AFP=뉴스1 ⓒ News1 박재하 기자

(서울=뉴스1) 정윤영 기자 = 미국 대선을 2개월여 앞두고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이 기세를 올리고 있다. 빠르게 '대세론'을 내세우기 시작한 해리스 부통령이 당선될 경우 한미 동맹 및 정부의 외교 정책 수립에 있어서는 안정성이 높아질 것으로 29일 예상된다.

해리스 부통령은 최근 여론조사에서 선전을 거듭하고 있다. 페어리디킨슨대학이 실시해 지난 25일(현지시각) 발표한 여론조사에선 해리스에 대한 지지율은 50%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43%)보다 7%p 높게 나오기도 했다. 민주당 전당대회에서 '대관식'을 치르며 세몰이에 성공한 효과가 나타나는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양측 캠프가 연방선거관리위원회(FEC)에 보고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달 말 기준 해리스 캠프는 3억 7700만 달러(약 5000억 원)를, 트럼프 캠프는 3억 2700만 달러(4370억 원)를 모아 공식 선거자금 규모에서도 앞서나가기 시작했다.

이어 워싱턴포스트(WP) 등은 해리스 캠프가 지난달 대선 출마를 선언한 이후 지금까지 5억 4000만 달러(약 7177억 원)의 선거자금을 모금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지난 19일부터 나흘간 진행된 전당대회 기간에만 8200만 달러(1090억 원)가 추가로 모였다고 한다.

여기에 최근에는 미국 공화당 내 정통파로 꼽히는 유력 인사 238명이 해리스에 대한 지지를 선언했다는 보도가 나오기도 했다. 조지 W 부시 전 대통령, 공화당 대선 후보였던 존 매케인 전 상원의원과 밋 롬니 상원의원과 함께했던 참모들이 이를 주도했다고 한다.

정부의 입장에서 이러한 기류는 한미동맹, 대미외교의 변수를 줄일 수 있는 흐름이다. 외교가에서는 트럼프 전 대통령이 백악관에 재입성할 경우 주한미군 철수, 방위비분담금 인상 압박 등으로 인해 한미 간 갈등이 재현되고 대미외교의 불확실성이 커진다는 점에서 우려가 꾸준히 제기됐다.

아직 대선이 두 달가량 남아 있다는 점에서 판세를 확정하긴 어렵지만, 전문가들도 해리스 부통령이 당선될 경우 윤석열 정부의 외교에 있어 유리한 점이 더 많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박원곤 이화여대 북한학과 교수는 "해리스 부통령이 당선되면 바이든 대통령의 정책 기조의 연속성이 매우 클 것"이라며 "전당대회에서의 발언이나 민주당의 새 정강 정책을 보더라도 대외정책 측면에서 바이든과의 차별화는 잘 보이지 않는다"라고 말했다.

홍석훈 국립 창원대 국제관계학과 교수는 "해리스는 불확실성을 제기하는 트럼프와는 달리 예측 가능하다는 점에서 우리로선 유리한 게 사실"이라고 말했다.

홍 교수는 이어 "해리스가 당선된다는 가정하에 미국을 중심으로 북한과 중국, 러시아에 대응하고 있는 '소 다자주의' 세력의 입장에서는 유리한 측면이 있다"라며 "특히 핵 문제에 있어서 '핵 일체형 확장억제'가 이어진다는 점도 우리에게 유리한 점"이라고 분석했다.

전문가들은 9월 10일 해리스-트럼프의 첫 토론회가 분기점이 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바이든 대통령이 트럼프 전 대통령과의 토론회에서 촉발된 '고령 리스크'로 퇴진하게 된 만큼, 유권자들이 해리스 부통령과 트럼프 전 대통령의 첫 토론회를 보며 마음을 굳힐 가능성이 크다는 점에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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