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시다는 韓, 바이든은 中으로?…퇴진 앞둔 '정상 외교' 이유는

새 정부 출범 염두에 둔 '정책 연속성'…'외교 피날레' 측면도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 ⓒ AFP=뉴스1 ⓒ News1 우동명 기자

(서울=뉴스1) 노민호 기자 = 미국·일본 정상들이 퇴진을 앞두고 저마다 '정상 외교'를 앞두고 있거나 계획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그 목적이 주목된다.

조 바이든 미 대통령의 '외교 책사' 제이크 설리번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지난 27일 중국을 방문해 왕이 중국 공산당 중앙정치국 위원 겸 외교부장과 회담했다.

중국 매체들은 이에 대해 '실질적·건설적 회담'이라며 지난해 11월 미 샌프란시스코에서 바이든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간 정상회담의 '정신'을 이어간다는 데 의미를 부여했다.

미 안보보좌관의 중국 방문은 이번이 8년 만이다. 이는 양국간 경쟁이 충돌로 번지는 것을 막는 '관리 모드'에 대한 공감대를 재확인하고, 관련 동력을 유지하기 위한 것이란 분석이다.

특히 설리번 보좌관의 사흘 방중 기간 중엔 바이든 대통령의 '중국 방문'이 논의될 가능성이 큰 것으로 알려졌다.

시 주석은 지난 2012년 집권 이후, 5차례 미국을 방문했다. 반면 바이든 대통령은 2021년 취임 후, 현재까지 중국을 방문한 적이 한 차례도 없다.

이 때문에 바이든 대통령으로선 '답방'에 대한 '부채 의식'이 있을뿐만 아니라, 최근 민주당 대선 후보인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의 '분투'에 따라 '바이든 2.0' 행정부가 재창출될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방중을 고려하고 있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황재호 한국외대 교수는 "현재 상황은 '바이든표 2기' 미중관계가 이어질 여지가 있는 것"이라며 "바이든 개인적으로도 자신의 정치 인생의 마지막 피날레를 중국으로 하고 싶은 뜻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 AFP=뉴스1 ⓒ News1 안은나 기자

물론 바이든 대통령이 중국을 방문하지 않아도, 오는 11월 브라질에서 열리는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와 같은 달 페루에서 열리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를 계기로 미중 정상이 다시 만날 수 있다.

다만 이러한 다자회의를 계기로 열리는 양자회담은 단독 일정이 아니기 때문에 시간상으로 제약이 있고 심도 있는 논의를 나누기엔 한계가 있다.

중국 입장에서도 바이든 대통령의 마지막 해외 일정이 중국일 경우, '나쁠 게 없을 것'이라는 진단이 나온다.

황 교수는 "바이든 대통령의 마지막 해외 출장이 중국이라는 중요성을 다시 한번 대내외에 강조하는 측면이 있다"라며 "중국 입장에서도 미중관계 안정적 관리를 재확인하면서 이러한 효과를 굳이 꺼릴 이유는 없다"라고 했다.

이런 가운데 자민당 총재 선거 불출마를 선언하며 퇴임을 앞둔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는 다음달 초 방한을 추진 중이다. 한일 양국 간 공식 발표는 없지만 9월 6~7일 전후를 외교가는 주목하고 있다.

현재 기시다 총리의 방한 추진을 두고 일각에선 '한일관계 개선 모멘텀을 이어가는 계기가 될 것'이라는 관측이 있는 반면, '과거사 양보 없이 한일관계 복원'이라는 자신의 외교 치적만을 부각하는 자리가 될 수 있다는 우려가 공조하는 모양새다.

이에 다수의 전문가들은 기시다 총리가 지난해 5월 한국을 찾아 과거사 사안과 관련해 사견을 전제로 "가슴 아프게 생각한다"라고 말했지만, 이번엔 당시보다 전향적인 메시지가 나와야 한다는 목소리를 내놓고 있다.

그렇지 않을 경우, 현재 '대일 저자세 외교' 논란에서 자유롭지 못한 우리 정부가 더 난감한 상황에 처할 수밖에 없을 것이란 지적도 제기된다.

ntiger@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