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 2.0' 예고한 해리스…대북 공조·한미동맹 굳건 예상
전문가 "바이든 기조 이어가겠지만…디테일에선 차이 있을 듯"
일각선 '격자형' 구조 기반 '중국 견제' 동맹 역할 요구 주목
- 노민호 기자
(서울=뉴스1) 노민호 기자 = 민주당의 공식 대선 후보가 된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의 대외 정책 기조는 '바이든 2.0'으로 규정할 수 있다. 바이든 행정부의 기조를 이어받되, '디테일'의 차이가 있는 승계가 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해리스 부통령은 22일(현지시간) 일리노이주 시카고 유나이티드 센터에서 열린 민주당 전당대회 수락 연설에서 김정은 북한 노동당 총비서를 '폭군'과 '독재자'로 표하며 "비위를 맞추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는 공화당 대선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과의 차별화를 강조하기 위한 수사로, 민주당과 공화당의 차별화를 부각하기 위한 수사로 읽힌다. 동시에 '해리스 행정부'가 들어설 경우 대북정책이 어떤 방향으로 흘러갈지 예견할 수 있는 언급이기도 하다.
그의 이러한 발언은 바이든 행정부의 '잘 조정된 실용적 접근'이라는 대북정책을 그대로 이어가겠다는 뜻을 엿볼 수 있다는 분석이다.
바이든 행정부는 북한과 △조건 없는 대화 △언제 어디서든 어떠한 주제로 대화할 용의가 있다는 입장을 견지하면서도 '대화 재개를 위한 인센티브 제공은 없다'는 것을 원칙으로 내세워왔다.
해리스 부통령 역시 집권한다면 이같은 기조하에서 '원칙 있는 대북 대응'을 하겠다는 기조로 볼 수 있다. 이는 결국 '한미동맹'을 우선시하며 대북 외교에 있어 한국과의 소통을 우선시하겠다는 뜻으로도 해석할 수 있다.
아울러 해리스 부통령은 이날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등 동맹을 강화하겠다는 입장도 피력했다. 이 또한 바이든 행정부의 기조와 같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재임 시절 나토 탈퇴까지 언급하며 나토가 지금보다 더 많은 분담금을 부담하지 않으면 협력이 어렵다는 취지의 주장을 내세운 바 있다. 이에 대해 해리스 부통령은 "트럼프가 나토 탈퇴를 위협했다"라고 비판하며 그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부추겼다고 주장했다.
바이든 행정부는 그간 미국이 취한 다수의 양자동맹을 구축하는 '허브 앤 스포크(Hub & Spoke·중심축과 바큇살)' 전략에서 벗어나 소다자 협력체 중심의 '격자형' 구조 확대에 힘을 실어 왔다.
이러한 구상은 '한미일 3국 협력', '미국·일본·필리핀 3자 체제', '오커스'(AUKUS, 미국·영국·호주 군사동맹), '쿼드'(QUAD, 미국·일본·인도·호주 참여 협의체) 등으로 구체화, 현실화 됐다.
기본적으로 같은 기조하에서 해리스 부통령이 차이를 둘 '디테일'이 무엇일지가 주목된다. 이에 대해 외교가에선 대(對)중국 견제에 대한 동맹국의 역할 요청 강화 가능성을 주시하고 있다.
박원곤 이화여대 교수는 "해리스 부통령의 발언 중 '독재자들과 상종하지 않겠다'라는 이야기가 눈에 띈다"라며 "해리스가 당선된다면 이어질 외교안보 인선을 통해 향후 기조를 가늠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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