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류탄 덮어 산화' 이인호 소령…2026년 순국 60주년 기념사업 추진

해군, 관련 자료 수집·정리 착수…전기·자료집·구술채록집 등 발간

베트남전 영웅 고(故) 이인호 소령. (해군사관학교 제공) 2016.8.10/뉴스1 ⓒ News1 이광호 기자

(서울=뉴스1) 박응진 기자 = 베트남 전쟁 당시 베트콩이 아군을 향해 던진 수류탄에 몸을 덮어 산화한 고(故) 이인호 해병대 소령의 희생을 기리기 위해 오는 2026년 순국 60주년 기념사업을 개최하는 방안이 추진되고 있다.

22일 군 당국에 따르면 해군은 이 소령 순국 60주년 기념 사업의 일환으로 이 소령 관련된 각종 자료를 체계적으로 수집·정리하는 사업에 착수했다. 사업은 연말까지 이 소령의 생애를 구술채록하고, 영상 제작, 소장품 기증 등 방식으로 이뤄진다.

해군은 수집자료와 구술채록 자료를 활용해 향후 이 소령 순국 60주년을 기념하기 위한 전기 및 자료집, 구술채록집을 발간하고, 해군사관학교 박물관의 특별기획전 자료로 활용한다는 계획이다.

또한 확보된 구술·영상·사진자료 등에 IT 기술 및 콘텐츠 제작기술을 접목, 양질의 문화콘텐츠로 생산해 대국민 친(親)해군화를 위한 홍보자료로 활용한다는 방침이다.

해군은 "그가 발휘한 살신성인의 호국정신을 선양하고 자랑스런 해군·해병대의 역사와 기록을 체계적으로 보존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해사 11기 졸업생인 이 소령은 1957년 해병 소위로 임관한 뒤 1966년 해병대 청룡부대 제3대대 정보참모(35·당시 대위)로서 베트남 전쟁에 참전했다. 그는 같은 해 8월 11일 투이호아 지구 베트콩을 토벌하는 '해풍작전'에 참가해 동굴 수색작전을 지휘했다.

이 소령은 작전 중 중대원들에게 날아든 베트콩의 수류탄 2개 중 1개를 집어서 되던졌으나, 또 다른 수류탄이 떨어지자 "모두 엎드려!"라고 외친 뒤 홀로 몸으로 수류탄을 덮어 대원들의 목숨을 구하고 산화했다.

정부는 그의 숭고한 희생정신과 살신성인의 군인정신을 기리기 위해 무공훈장 중 최고등급인 태극무공훈장을 수여하며 소령으로 1계급 추서했고, 미 정부도 그에게 은성무공훈장을 수여했다. 유해는 국립서울현충원에 안장됐다.

해군은 1967년 이 소령의 동상을 해사 진입로에 건립하고, 매년 해사 교장 주관으로 이인호제를 거행하는 등 해군사관생도를 비롯한 해군·해병대 장병들이 그의 희생을 기억하고 계승토록 하고 있다.

pej86@news1.kr